중국 관영 환구시보 "대북제재, 민생은 대상 아냐" 강조

2016-12-01 10:43
유엔 안보리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만장일지 새로운 대북제재 결의안 채택
유엔 주재 중국 대사, 외교부 "대북제재 민생 위협해서는 안돼" 여지 남겨

 3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전체회의를 열고 북한의 5차 핵실험에 대응하는 대북제재결의안을 채택했다. [사진=연합뉴스]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북한이 5차 핵실험을 단행한지 80여일 만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새로운 대북 제재 결의안이 채택됐다. 중국도 찬성표를 던졌다. 하지만 시행 효과는 지켜봐야할 듯하다. 중국이 "민생과 관련된 분야는 제재대상이 아니다"라며 슬그머니 발을 빼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1일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의 "북한 경제 불안을 우려해왔던 중국이 찬성표를 던지면서 안보리 결의안 2321호가 만장일치로 채택됐다"는 보도내용을 전하며 "(찬성은 했지만) 대북제재는 북한 민생을 겨냥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환구시보는 중국 당국이 한 목소리를 내고 있음을 주목했다.

류제(劉結) 유엔 주재 중국대사는 표결 직후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를 주장하고 한반도의 분란과 전쟁, 특히 사드 배치를 흔들림없이 반대한다"면서 "오늘 통과된 제재안에는 북한의 민생과 정상적 무역거래를 규제할 의도가 없다"고 밝혔다. 중국과의 정상적 무역거래, 민생관련 사업 등은 계속 이어갈 여지를 남긴 것이다.

류 대표는 또,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 가장 필요한 조치는 관련국의 냉정유지와 6자회담 재개"라고 주장했다.

앞서 중국 외교부도 비슷한 목소리를 낸 바 있다. 겅솽(耿爽)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달 25일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의 북한산 석탄 수입 증가에 대한 질문을 받자 "수량의 변화보다 합법 여부가 중요하다. 중국은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을 성실히 이행하고 있다"면서 "안보리의 대북제재는 북한의 민생과 인도적 차원의 수요에 부정적인 영향을 줘서는 안된다"고 답했다.

양시위(楊希雨) 중국국제문제연구소 연구원은 환구시보와의 인터뷰에서 "새롭게 채택된 결의안의 규제 강도가 역대 최강"이라며 "특히 석탄 수출량 감소는 북한에 막대한 타격을 줘 핵무기, 탄도미사일 개발 자금줄을 죄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마지노선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양 연구원은 "북한 주민의 삶을 위협해 인도주의적 위기를 초래해서는 안된다"라며 "석탄 수출 제한에 대한 논의를 통해 관련국 간 합의점을 재도출하고 시행에 있어 분열과 마찰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구시보는 마리아 자카로바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의 발언도 인용했다. 자카로바 대변인은 지난 30일 "새로운 결의안 채택은 국제법 위반 행위를 규제하기 위한 것이지 북한 주민을 괴롭히려는 의도가 아니다"라며 "안보리 기본법에 따르면 제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국제법을 위반한 국가가 같은 행동을 반복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대북제재 새결의안에는 석탄 수출 규제안이 담겼다. 북한은 내년부터 연간 약 4억87만 달러 혹은 750만t 이상의 석탄 수출이 불가능하다. 은, 구리, 니켈과 아연 등도 수출금지 품목에 추가했다. 이에 따라 향후 북한 수출액 8억 달러 가량이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회원국 금융기관의 북한 내 은행계좌, 대표 사무소 폐쇄는 물론 북한 재외공관 활동 제한 조치 등도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