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야기]<59> 철길 따라 떠나는 산책길 '구로구 항동 철길'

2016-12-01 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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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조득균 기자 = 기차보다 사람이 다니기 좋은 철길이 있다. 서울 구로구에 자리한 '항동 철길'이 바로 그곳이다. 항동 철길은 철길이 있을 거라고는 짐작조차 할 수 없는 평범한 주택가에서 시작된다.

마법과도 같이 나타난 이 철길을 따라 걷다보면 마치 현실과는 동떨어진 판타지의 세계로 들어가는 것 같다. 복잡한 도심은 점점 사라지고 시간이 멈춘 것 같은 분위기만 가득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이곳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환상의 세계는 언제나 그렇게 비밀스럽게 숨어있기 마련이다. 항동 철길은 서울 구로구 오류동에서 경기 부천시 옥길동까지 4.5km에 걸쳐 이어진다. 1959년 경기화학공업주식회사가 원료와 생산물 등을 운반하기 위해 화물용으로 만든 이 철길의 정확한 명칭은 오류화학선.

최전성기 때는 하루 10회 이상 화물차가 수시로 다녔지만, 지금은 매주 목요일에만 군용 물자를 나르는 열차가 1~2회 정도 오갈 뿐으로 한적하다. 철길을 따라 주택가를 빠져나오면 이곳이 서울이 맞나 싶을 정도의 고즈넉한 길이 나타난다.

양쪽 언덕 사이에 긴 철길이 이어지는데, 풀과 자갈이 덮인 레일을 따라 걷다 보면 마치 옛 시골길을 걷는 느낌이다. 봄과 가을에는 철길을 따라 유채꽃과 코스모스가, 여름에는 아카시아 꽃이 만개해 환상의 세계를 안내한다. 최근 사진 촬영 장소로도 각광을 받는 이곳을 한 번쯤 가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