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동산 흔들릴까, 개발업체 실적·부채율 '적신호'

2016-11-30 12:14
중국 부동산 상장사 30% 이상 순익 감소, 평균 부채율 77.59%

[사진=중국신문사]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부동산 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투기수요 증가와 함께 1선도시, 일부 2선도시를 중심으로 거래량이 급증하고 집값이 치솟았지만 부동산개발업체의 실적은 '기대 이하', 부채율은 '예상 이상'으로 확인됐다. 

중국부동산보(中國房地報)는 최근 대도시를 중심으로 타오른 부동산 시장의 열기가 일부 대형업체 실적 개선에 힘을 실었지만 부동산업계 전반적으로는 여전히 부정적인 신호가 훨씬 강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28일 보도했다.

최근 완커(萬科) 등 대형 부동산개발업체의 거래량과 거래액이 전년 동기대비 크게 급증해 3분기 기준 올해 목표치의 80%를 달성했다는 보도가 나오며 업계 성장세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하지만 이는 일부 기업의 사례일 뿐 실상은 다르다고 신문은 전했다.
 
우선, 중국 A주에 상장한 125곳의 부동산개발업체 중 올 1~3분기 순익이 전년 동기대비 감소한 곳이 무려 44곳이다. 이는 중국 부동산업체 세 곳 중 한 곳은 우울한 '성적표'를 받았다는 뜻이다. 심지어 이 중 20곳은 적자를 기록했다. 

기대 이하의 실적과 함께 개발업체의 부채도 급증하는 추세다. 올 3분기 말 기준 중국 A주 부동산 상장사 127곳의 총 부채는 4조4800억 위안(약 758조2850억원)에 육박해 역대 최고기록을 세웠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무려 23% 급증한 수준이다.

평균 자산대비 부채비율도 77.59%에 달한다. 부채비율이 80%를 웃도는 기업도 29곳으로 완커, 뤼디(綠地) 등 매출 1000억 위안급의 대형기업도 포함됐다.

부동산 '거물'인 완커와 뤼디, 바오리(保利), 화샤싱푸(華夏幸福)의 3분기 말 기준 부채액은 각각 6123억9600만 위안, 5899억7000만 위안, 3267억7300만위안, 2002억4100만 위안에 달했다. 이 중 완커의 부채비율은 전년 동기대비 2.2%포인트 늘어난 81.01%로 집계됐고 뤼디와 화샤싱푸의 부채비율은 88.8%, 84.99%를 기록했다.

부동산개발업체 수익률도 올 상반기 8.15%에서 3분기 말에는 7.8%까지 떨어졌다. 이는 부동산 시장이 상대적으로 침체됐던 2015년 같은 기간의 10.1%에도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최근 1선도시, 일부 2선도시를 중심으로 구매제한령이 확대되고 있는 것도 부동산개발업체에는 부정적이다. 아직까지 집값, 거래량 상승세는 지속되고 있지만 상승폭이 서서히 둔화되는 추세다. 3, 4선 중소도시 부동산 시장의 재고물량은 넘쳐나고 1, 2선도시의 거품까지 빠지면 중국 부동산업계의 '줄도산'도 우려된다. 

하지만 중국 부동산 시장에 '붕괴'는 없다는 확신에 찬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중국 대표 부동산개발업체에서 최근 엔터테인먼트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완다그룹의 왕젠린(王健林) 회장은 최근 공식석상에서 "중국 부동산 시장에 거품이 있고 확대됐지만 거품 붕괴는 없다"고 자신했다. 중국 도시화 잠재력이 여전히 막대하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