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해운대 엘시티 더샵’ 검찰수사 직격탄…급매 쏟아지며 프리미엄 4000만원↓(영상)
2016-11-29 11:03
이영복 회장 기소·프리미엄 조작 혐의로 위기감 느낀 계약자들 급매물 던져
올초 최소 4000만~5000만원까지 붙었던 프리미엄 사실상 무피 계약 이뤄져
올초 최소 4000만~5000만원까지 붙었던 프리미엄 사실상 무피 계약 이뤄져
아주경제 김종호 기자 = “최대한 빨리 팔아달라는 전화만 하루에 2~3통씩 옵니다. 이달 들어서만 4000만원 정도 프리미엄(웃돈)이 빠졌어요.”(해운대 엘시티 더샵 인근 H공인중개업소 대표)
부산 최고 분양가에도 분양 시작 5일 만에 사실상 완판됐던 ‘해운대 엘시티 더샵’이 휘청이고 있다. 지난 7월 시행사와 분양대행사를 대상으로 시작된 검찰 수사가 최근 이영복 회장의 자수를 계기로 정계까지 확대되자 위기감을 느낀 계약자들이 급매물을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29일 찾은 부산 해운대구 중동 엘시티 사업부지. 해운대 백사장을 코앞에 두고 대형 덤프트럭이 모레먼지를 내뿜으며 쉴 새 없이 공사현장을 오갔다. 85층 아파트로 조성되는 주거타워(A·B)와 레지던스 호텔, 전망대 등이 들어서는 101층 랜드마크타워 총 3개 동이 현재 각각 15~20층까지 공사가 진행된 상태다.
모델하우스 관계자는 “이달 초부터 아파트와 레지던스 계약자를 제외하고는 아예 방문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며 “언제쯤 다시 문을 열게 될 지는 현재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주변 공인중개업소에서도 똑같이 감지됐다. 지난 7월 검찰 수사 착수에도 크게 동요하지 않던 계약자들이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엘시티 엄정 수사’ 발언 이후 급매물을 던지고 있다.
그러면서 “포스코건설이 책임준공을 하기 때문에 공사가 중단될 가능성은 낮다고 안내하지만, 계약자들의 우려는 생각보다 크다”며 “이미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고 생각하는 투자자와 혹시라도 공기가 연장될 수 있다고 보는 실수요자의 급매 요구가 많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 회장이 지인을 동원해 엘시티 프리미엄을 조작했다는 혐의 사실이 최근 알려지자 계약자들 사이에서 ‘프리미엄 거품’ 논란이 불거지며 급매 분위기에 불을 지폈다.
실제 지난해 엘시티 분양 직후 17억~18억원 정도에 거래되던 전용면적 144㎡(60층대 기준)는 현재 15억~16억원까지 매매가격이 떨어졌다. 일부 저층에는 올해 초 4000만~5000만원까지 붙어 있던 프리미엄이 1000만~2000만원 수준까지 줄었다. 분양권거래 자체도 올해 초 월 20~30건씩 거래되던 것이 이달 들어서는 5건으로 쪼그라들었다.
엘시티 사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그간 엘시티 호재에 가격 오름세를 맛본 주변 아파트 단지들도 울상이긴 마찬가지였다.
엘시티 사업부지 인근 ‘해운대 금호어울림’과 ‘해운대 SK뷰’, ‘래미안 해운대’ 등 아파트 대부분이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3000만~6000만원 가량 시세가 뛰었으나, 최근 두 달 간은 보합세를 간신히 유지 중이다.
해운대구 중동의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신모(55·여)씨는 “엘시티 분양으로 주변 환경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그간 인근 아파트 시세가 생각보다 많이 올랐다”면서도 “최근에는 엘시티 사업 자체를 둘러싼 말들이 워낙 많다보니 언제 아파트값이 내려갈 지 걱정하는 주민이 크게 늘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