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여파에 중소기업 비은행권 대출 75조원 돌파
2016-11-20 10:59
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중소기업의 비은행권 대출금 잔액이 75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구조조정 여파로 시중은행 대출 문턱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0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중소기업의 비은행예금취급기관(비은행) 대출금 잔액은 75조8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5%(17조9978억원) 증가했다. 전월과 비교해도 4.0%(2조9226억원)가량 늘었다.
비은행은 제2금융권에 속하는 상호금융, 상호저축은행, 새마을금고 등이 다수다. 올 9월 기준 상호저축은행의 기업자금 대출 가중평균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7.9%로 시중은행보다 4.5%포인트 이상 높을 정도로 금리 부담이 상당하다.
기관별로는 상호금융에서 빌린 대출금 잔액이 34조3998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상호저축은행(22조409억원), 새마을금고(6조7005억원) 등의 순이었다.
반면 지난 9월 중소기업의 예금은행 대출은 전년 동기보다 6.5%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비은행권 대출 증가율보다 25%포인트 적은 수치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시중은행 대출이 어려워져 비은행 대출이 늘어나는 '풍선효과'라는 분석을 내고 있다. 앞으로 상황은 더 심해질 것이란 관측이다.
한은의 최근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4분기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태도지수 전망치는 -17이고, 대기업은 -13이다.
이 지수 전망치가 마이너스(-)면 금리 등의 대출 심사를 강화하겠다고 응답한 금융기관이 완화하겠다고 밝힌 기관보다 많다는 것을 뜻한다.
중소기업 관계자들은 "조선·철강 등 정부가 구조조정 대상으로 삼은 업종의 기업일수록 은행 대출이 더 어려워지고 있어, 업체들은 금리 부담을 안고도 비은행에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