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이영복ㆍ최순실 친목계 압수수색… 로비ㆍ특혜분양 의혹 집중

2016-11-17 14:18

부산 검찰청. [사진=연합뉴스]


아주경제 조득균 기자 = 부산 해운대에 2조7000억원대 규모의 관광리조트(엘시티·LCT) 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이영복(66·구속) 회장과 최순실(60·구속)씨가 같은 친목계를 했다는 의혹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부산지검 특수부(임관혁 부장검사)는 17일 오전 이 회장과 최순실씨가 함께 하는 것으로 알려진 친목계 계주 김모씨의 서울 주거지와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수사관들을 보내 김씨 집과 사무실 등지에서 친목계와 관련한 내용을 살펴볼 수 있는 서류와 자료 등을 확보했다. 구체적으로 친목계 회원 명단을 비롯해 곗돈 납입 내역, 곗돈 지출 내역 등이 담긴 서류를 집중적으로 살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회장과 최씨의 관계를 확인하려고 친목계 모임 활동 내용도 파악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압수수색은 이 회장이 엘시티 시행사 유치와 1조7천800억원 짜리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을 받으려고 같은 친목계원인 최씨에게 청탁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이 친목계에서 계원인 재력가들에게 엘시티 아파트 분양을 권유해 그들이 거액을 들여 아파트를 대거 사들였다는 의혹도 나왔다.

앞서 검찰은 이 회장 검거 전에 엘시티 인허가와 연관된 부산시청과 해운대구, 부산도시공사 등을 압수수색해 자료를 분석해왔으며, 최근 570억원 규모의 비자금 사용처 일부를 확인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 관계자는 "이 회장이 횡령 혐의 일부는 인정했지만, 정관계 로비 의혹에 대해서는 전면 부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시장급인 부산시 경제특보가 엘시티 사업에 관여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부산시 경제특보가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엘시티 개발사업 시행사인 엘시티 PFV 사장을 지냈으며, 엘시티 각종 인허가에 개입한 것 아닌가 하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이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엘시티를 부산의 랜드마크로 만들기 위해 법 테두리 안에서 일했다"면서 "전방위 로비 의혹은 모르는 일고 기억이 안난다"고 모르쇠로 일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검찰은 이 회장의 비자금 지출내용을 구체적으로 확인하면서, 엘시티 인허가나 특혜 비리와의 관련성 등을 집중적으로 추궁할 방침이다.

엘시티 개발 사업은 2조7000억원을 들여 101층짜리 주거형 호텔과 85층짜리 아파트 2동을 짓는 초고층 복합단지 프로젝트로 이 사업에서 조성된 비자금이 여권 실세와 부산의 전·현직 의원, 이 지역 전·현직 고위공무원 등의 로비자금으로 쓰이는 등 정·관계를 비롯한 금융권 고위 인사 등이 연루돼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