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물] '대만의 트럼프' 팍스콘 회장 2020년 총통 출마설

2016-11-17 11:03
국민당 "환영한다…우선 국민당 당원 신청부터"
대만 정치평론가 "차이잉원 대적할 국민당의 유일한 선택"
친중성향 기업인…자수성가…'한국비하' 막말로 구설수 오르기도

궈타이밍 대만 훙하이그룹 회장[사진=신경보]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대만의 트럼프’로 불리는 궈타이밍(郭台銘) 대만 훙하이(鴻海) 그룹 총재의 2020년 대만 총통 출마설이 불거지고 있다.

대만 주간지 '일주간(壹週刊)'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9일(현지시각) 궈타이밍 회장이 고위 임원을 소집해 대책 회의를 했다. 궈 회장은 이 자리에서 "2020년 대선에 대해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을 건넸으며 현장에 있던 한 관계자는 "트럼프 당선 이후 궈 회장의 삶에 있어 '진일보된' 생각이 자리한 것 같았다"고 전했다.

친중 성향의 야당 국민당 측에서도 궈 회장의 출마설에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다. 훙슈주(洪秀柱) 국민당 주석은 지난 16일 “매우 환영한다”면서 "궈 회장은 우선 국민당 당원으로 가입해야 당내 경선에 참여할 수 있다"고 조언도 했다.

다만 이와 관련해 훙하이 그룹 측은 "현재 그런 일은 아예 없다"고 부인했다. 훙하이그룹의 한 관계자는 "궈 회장의 대선 출마에 대해 낙관적이지만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대만 정부의 정책과 집권에 관심이 많았던 궈 회장은 최근 들어 대만 경제가 악화하자 불만이 커졌다.  특히 그는 직접 대만 정부에 정책을 건의하기도 했다.  지난 2012년 부자들이 사회적 책임을 더 지도록 하는 '부자세'를 직접 제안한 게 대표적이다.  국제 정치·경제 현황에도 밝아 공개석상에서 곧잘 자신의 의견을 내비치기도 했다. 

궈 회장의 대만 총통 출마설이 불거진 것도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훙하이그룹 주주총회에서는 궈 회장의 정계 진출이 수 차례 논의됐으며, 지난 2007년엔 주식투자자가 궈타이밍의 출마를 권유하며 1000만 대만달러를 기꺼이 내놓겠다고 말해 화제가 됐다. 

대만 유명 정치평론가 리옌추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트럼프와 궈타이밍은 돈과 능력, 식견을 갖추고 용감하다는 게 비슷하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국민당이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의 재선을 저지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이라고 덧붙였다.

궈 회장은 대만에서 자수성가한 기업인으로 유명하다. 1950년 대만에서 태어난 궈 회장은 대표적인 대만내 친중 기업가다. 중국 대륙 출신인 그의 부모님은 국공내전 당시 대만으로 건너왔다.  

궈 회장은 24세 혈기왕성한 젊은 나이에 직원 10명을 데리고 창업해 훙하이 그룹을 세웠다. 카리스마 있는 리더십과 공격적 경영으로 회사를 키워 지금은 대만 최고 부호로 자리매김했다.  훙하이그룹 자회사 팍스콘은 중국 대륙의 선전·쿤산·청두·우한 등지에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엔 일본 대표 전자기업인 샤프 전자를 인수해 화제가 됐다.

궈 회장은 '대만의 트럼프'라고 불릴 정도로 저돌적이고 막말도 서슴치 않는다.  과거 한국인을 '가오리방쯔(高麗棒子)'라고 비하해서 불러 논란이 일었다. 가오리방쯔는 고려인은 몽둥이로 매질해야 한다는 뜻을 담은 것으로 중국인이 한국인을 비하해서 부르는 말이다. 한때 공장 직원들의 연이은 자살로 비난받았을 때에는 “인간도 일종의 동물이고 100만명이 넘는 동물을 관리하는 일은 머리 아픈 일”이라고 막말을 해서 구설수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