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위안화...약세 어디까지, 원인은? 미국발 변수 vs 중국 경제

2016-11-17 14:47
중국 달러당 위안화 가치 10거래일 연속 약세....8년래 최저치
미국 대선,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따른 달러 강세가 배경
중국 부동산 등 자산거품 증가에 따른 불안감이 이유라는 주장도

[출처=인민은행]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위안화의 달러 대비 환율이 치솟으면서 위안화 가치가 2008년 8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위안화 약세 지속에 대한 시장 우려도 증폭됐다. 

위안화 가치는 왜 계속 떨어지는 것일까. 이에 대한 시장의 판단은 엇갈리는 분위기다. 미국발 변수에 따른 달러강세와 시장 불확실성 증가가 주요 원인이라는 것이 시장 중론이지만 일각에서는 "위안화 절하는 중국 경기 악화에 대한 불안감이 초래한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HSBC은행 등 글로벌 금융기관 상당수는 미국발 변수를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등이 달러 강세를 초래한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데이비드 블룸 HSBC 은행 글로벌 외화전략 주임은 "시장이 트럼프의 중국·위안화에 대한 강경 발언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면서 "미국 차기 행정부 등장과 함께 중국 경기 불확실성 증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당선자는 취임 후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고 중국산 제품에 4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해왔다. 

치열한 환율 방어전에 나섰던 인민은행이 최근 환율 시장에 크게 개입하지 않는 것도 위안화 절하의 배경으로 언급됐다. 대외적 변수에 따른 영향을 반영하지 않을 수 없는 데다 달러당 환율보다는 통화바스켓 대비 환율을 우선 고려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중국 부동산 거품 붕괴 등 경기 악화 우려가 위안화 절하를 조장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최근 "중국 부동산 등 자산 거품 붕괴 가능성과 이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가 투자자의 위안화에 대한 불안감을 키웠다"며 "최근의 절하세를 대외적 변수의 영향이라고 보기는 힘들다"고 분석했다. 

인민은행의 환시장 개입이 줄어든 것도 부동산 경기 냉각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구매제한령으로 투기 열기 식히기에 나섰지만 제조업 경기가 여전히 부진하고 민간투자가 저조해 당국이 급격한 변화를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중국경제망(中國經濟網)도 16일 전문가의 발언을 인용해 중국 경기 악화가 위안화 약세의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대외적 요소가 주요 원인이기는 하나 일반적으로 환율은 해당 국가의 경제 상황을 반영한다며 위안화도 지금까지 이러한 특징을 보여왔다고 설명했다.

위안화 약세가 지속되면서 글로벌 금융기관의 위안화 가치 전망도 조정됐다. 펑파이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HSBC은행, 호주뉴질랜드은행, 스위스 UBS 등 3개 은행이 15일(현지시간) 올해 전망치를 달러당 6.9위안으로 높였다. HSBC 은행의 경우 내년 전망치도 기존의 6.85위안에서 7.2위안으로 수정했다.

최근까지 시장은 위안화의 달러대비 환율을 올해 말 6.8위안 수준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자 전망치를 조정한 것. 인민은행 산하 외환거래센터는 17일  달러당 위안화 기준환율을 6.8692위안으로 고시했다. 이에 따라 위안화 가치는 10거래일 연속 절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