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시가총액, 연구개발비 수십배…산업가치 과부하
2016-11-17 08:32
한미약품‧유한양행 등 주요 제약사도 10~20배…“업종 가치 과도하게 높아져 하락 불가피”
아주경제 이정수 기자 = 바이오업체와 제약사 시가총액이 연구·개발비의 수십배에 달해 신약개발 투자규모에 비해 주가 수준이 과도하게 높게 책정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17일 신한금융투자 ‘2017 국내외 금융시장 및 주요 산업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을 기준으로 에이치엘비·젬백스·인트론바이오·코미팜 등의 소형 바이오업체들의 시가총액은 연구·개발(R&D) 투자비 대비 평균 60배, 많게는 약 250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제약사의 경우에도 시가총액이 R&D비 대비 평균 10배에 달했다. 지난해부터 연이은 기술수출로 주목받은 한미약품은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최근 4년간 R&D 투자금액이 5463억원으로, 지난해 시가총액은 이 규모의 8.3배였다.
제일약품도 시가총액이 연구개발비의 20배, 부광약품과 일양약품은 15배를 넘어섰고, 유한양행과 JW중외제약, 제넥신의 경우 10배를 상회했다.
또 녹십자는 약 6배, LG생명과학과 종근당, 동아에스티는 약 3~4배 정도로 시가총액이 R&D 금액보다 높았다.
한미약품도 시가총액이 3조9079억원으로 3분기 연구개발비(426억원)의 91배, 녹십자는 시가총액 1조7471억원으로 R&D 규모(288억원)의 60배에 이른다.
이어 “지난해부터 확인된 제약사의 신약 개발에 대한 기대감으로 업종 가치가 과도하게 높아졌으나, 대규모 기술수출이 또다시 나오기는 쉽지 않아 하락이 불가피하다”며 “과거보다 신약 개발에 나선 제약사와 그 규모가 커졌으나, 아직은 초기단계가 대부분이므로 지나친 기대감은 경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