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전성민 기자 =전설이 돌아왔다. 사상 처음으로 복싱 8체급을 석권한 필리핀의 복싱 영웅 매니 파퀴아오(38)가 은퇴 선언 후 7개월 만에 가진 복귀전에서 또 한 번 정상에 섰다.

파퀴아오는 6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토머스 & 맥 센터에서 열린 세계복싱기구(WBO) 웰터급 타이틀 매치에서 제시 바르가스(27·미국)를 상대로 12라운드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114-113 118-109 118-109)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파퀴아오는 2015년 5월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에 빼앗겼던 WBC 웰터급 타이틀을 다시 찾는데 성공했다.

지난 4월 티모시 브래들리에게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둔 후 은퇴를 선언한 파퀴아오는 5월에 필리핀 상원의원 선거에 당선됐다. 하지만 복싱에 대한 열정은 좀처럼 식지 않았다. 7개월 만의 복귀전 승리로 파퀴아오는 통산 전적 59승(38KO) 2무 6패를 기록했다. 바르가스는 27승(10KO) 2패가 됐다.

11살의 나이 차이. 12cm의 신상 차이는 세계적인 복싱 선수 파퀴아오에게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1라운드에서 탐색전을 펼친 파퀴아오는 2라운드에서 왼손 카운터 스트레이트를 바르가스의 안면에 꽂았다. 바르가스는 중심을 잃고 뒤로 넘어졌다. 큰 충격은 주지 않았지만 경기 초반 분위기를 파퀴아오에게 가져다준 다운이었다. 긴 리치의 우위를 살린 바르가스는 5,6라운드에서 파퀴아오를 밀어붙였지만 상대에게 타격을 주는 펀치를 날리지는 못했다.

체력의 우위를 앞세운 파퀴아오는 후반 라운드를 지배했다. 순간적인 스피드에서 앞서며 짧게 끊어 치는 펀치로 상대를 힘들게 했다. 바르가스는 체력적인 열세를 보이며 파퀴아오와의 점수 차를 좁히지 못했다. 파퀴아오는 여전히 살아있는 전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