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하야ㆍ탄핵' 강경 선회 고심…야권+與 비박 논의기구 '꿈틀'
2016-11-03 19:00
김병준 내정 이어 비서실 개편엔…"모두 朴 위한 광대일 뿐"
아주경제 김혜란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11·2 기습 개각'에 이어 3일 후속 인사를 단행하며 정면 돌파 의지를 표명하자 야당에선 기조 변화를 고심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대통령 하야 촉구나 탄핵 추진, 장외투쟁 가능성을 모두 열어두고 있다. 그동안 대통령 하야 주장을 자제하던 야당 지도부가 대여 투쟁 수위를 어디까지 높일지 주목된다.
◆ 野, 강경 노선 선회 '고심'…장외투쟁 가능성도 시사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의원총회를 열어 당내 의견을 수렴했다. 이재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의총이 끝난 뒤 "(의총에서 하야·탄핵 주장이) 당연히 많았다"며 "4일 당의 입장을 밝힐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장외투쟁도 염두에 두고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모든 수단을 다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의 분노는 하야로 표시되고 있다"면서 "박 대통령이 상황 파악을 못 하고 독선을 계속하면 우리는 성난 민심과 함께 갈 수밖에 없다"고 경고하며 박 대통령이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야 3당 대표와 영수회담을 열어 새 내각의 총리를 함께 협의할 것을 제안했다.
◆ 野 "친박 배제 거국중립내각 논의하자" 비박에 러브콜
민병두 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거국내각을 구성한 후 대통령이 사임해 6개월 내 조기대선을 치를 것을 제안한다"며 친박(친박근혜) 세력을 나머지 정치 세력 중심으로 원탁회의를 구성해 내각 구성 논의를 시작하자고 주장했다.
비박계와 민주당 중진 그룹의 물밑대화는 이미 진행됐다. 박영선 민주당 의원은 비박계 중진인 정병국 새누리당 의원에게 친박계를 배제하고 비상시국회의를 개최, 거국내각을 포함한 정국 타개책을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이후 정 의원과 김성수·민병두·박영선·변재일·최명길 의원과 김성식 국민의당 정책위의장이 국회에서 회동하고 논의기구 구성 문제를 두고 의견을 교환했다.
박 의원은 회동이 끝난 뒤 "지금 국민의 분노와 불안에 대한 각자의 의견을 돌아가면서 이야기했고 상황의 위중함에 대해 서로 깊이 공감했다"며 "오늘은 서로 상황 인식만 공유했다"고 전했다. 정 의원은 "당에 돌아가서 (비상시국회의의 취지를) 당내 의원들과 이야기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 김병준 내정 이어 비서실 개편…"모두 朴 위한 광대일 뿐"
이날 박 대통령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 출신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회 위원장을 비서실장으로 임명한 것을 두고도 야당은 "하루도 지나지 않아 또 불통 인사를 단행했다"고 비판했다.
야당은 김병준 국무총리 내정자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책임 총리제를 실현 의지를 밝힌 데 대해서도 "의미 없다"는 반응이었다. 박 대통령이 국정 주도권을 쥐려 '불통 개각'을 단행한 게 문제이기 때문에 김 내정자의 각오는 들을 필요도 없다는 입장이다.
금태섭 민주당 대변인은 "야당과 협의도 없이 국무총리 인사를 단행한 것은 대통령이 국정 주도권을 놓을 생각이 전혀 없다는 뜻"이라며 "김 내정자가 국무총리직을 수락한 것은 대통령의 그런 국면 전환 시도를 적극 용인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손금주 국민의당 수석대변인은 "김 내정자는 박 대통령이 여야 합의 없이 인선 절차를 진행할 때 거절했어야 한다"며 "야 3당이 인사청문회 절차 거부를 표시한 이상 김 내정자가 스스로 대통령의 제안을 거절하는 것만이 국회의 뜻을 받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창민 정의당 대변인은 "현 비상시국은 박 대통령과 김 내정자의 권한 배분으로 해결되는 가벼운 상황이 아니다"라며 "정의당은 대통령의 하야가 답이라 다시금 강조하며 총리 인준과 관련된 모든 절차를 거부할 것을 천명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