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 이토록 다정다감한 홍상수라니
2016-11-04 07:00
홍상수 감독의 18번째 장편영화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은 연인관계인 영수(김주혁 분)와 민정(이유영 분)이 다툰 후 벌어지는 일들을 엮어낸 작품이다.
화가인 영수는 친구로부터 여자친구인 민정이 어느 남자와 술을 마시다 크게 싸움을 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는다. 그 일로 두 사람은 크게 말다툼을 하고 민정은 “당분간 만나지 말자. 연락하지 말라”는 말만 남긴 채 사라진다. 다음 날부터 영수는 민정을 찾아다니지만, 그를 만날 수 없다. 그 사이, 여기저기에서 민정 혹은 민정을 똑 닮은 여자가 돌아다니며 몇 명의 남자들과 얽히게 된다. 영수는 민정을 찾아 헤매며 자신과의 싸움을 벌이고 민정 혹은 민정을 닮은 여자는 “한 번도 만나지 못한 좋은 남자”를 찾아 헤맨다.
영화는 각각 다르게 흐르는 영수와 민정의 시간을 배치, 그 안에서 겪는 혼란과 믿음에 관해 말한다. 영수는 민정을 찾아다니며 그에 관해 더욱 확고한 마음과 믿음을 가지고 반대로 민정은 혹은 민정을 바라보는 다수는 그의 정체에 관해 혼란을 느끼게 된다. 인물의 정체성과 그 안에서 벌어지는 웃기고 슬픈 상황들은 묘한 공감과 웃음을 안긴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 속 배우 김주혁과 이유영은 신선하면서도 아름다운 케미스트리를 만들었다. 이는 지난 홍상수 감독의 영화 속 인물들과는 조금 다른 캐릭터, 매력의 인물이기도 하다.
이번 작품은 그의 필모그래피 중 가장 다정한 이야기로 기억될 것이다. 연인관계를 되돌리려 애쓰는 모습이나 사랑하는 연인에 관한 오해와 편견을 벗고 ‘당신 자신’으로 인식하려는 마음이 엿보인다. 그 다감한 이야기들은 한편으로는 반갑고, 한편으로는 낯설다. 또한 전작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의 곳곳에서 실제 홍상수 감독의 목소리를 듣고, 그의 이야기를 빗대어 볼 수 있었던 것처럼 이번 작품 역시도 그런 해석을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을 것 같다. 어떤 방식의 해석을 더할지는 관객, 당신의 몫이지만. 11월 10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