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임영록 신세계 프라퍼티 부사장, “스타필드 하남은 유통업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도전”

2016-11-04 08:14

임영록 신세계프라퍼티 부사장[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시대가 바뀌자 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도 변했습니다. 그에 따라 개발하게 된 것이 바로 스타필드 하남입니다.”

스타필드 하남의 설계자 임영록 신세계 프라퍼티 부사장은 스타필드의 탄생 배경을 이렇게 압축했다.

검은 뿔테 안경에 다부진 체구를 가진 임 부사장은 지난달 28일 사무실을 방문한 아주경제 기자를 반갑게 맞이하며 명함을 건넸다. 명함의 이름 옆에는 조그맣게 '부동산학 박사'라는 학위가 적혀 있었다. 임 부사장은 그간 쇼핑몰 입지 분석 등 부동산 관련 업무를 27년 이상 해왔다. 사무실 한편에 걸린 대한민국 전도가 그가 지금까지 걸어온 이력을 보여주는 듯했다.

◆ 달라진 라이프 스타일…스타필드 하남의 탄생

스타필드 하남과 같은 교외 복합쇼핑몰의 탄생은 사회의 구조적 변화로부터 시작됐다. 국가의 경제가 성장하면서 사람들의 삶의 질이 높아졌고 그에 따라 과거와는 다른 형태의 쇼핑몰이 필요했던 것.

임 부사장은 “2004년부터 주5일제 근무가 시행되고, 국민소득도 2000년대 중반부터 2만 달러를 넘어서기 시작했다”며 “사람들의 여가시간이 늘어나고 라이프 스타일이 바뀜에 따라 기존의 유통업이 지향하는 것과는 다른 차원의 쇼핑몰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신사업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유통업의 본질은 고객이며 고객의 가치를 제고하는 게 무엇인지 집중적으로 고민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유통업은 그간 매출 증대를 꾀하기 위해 회전율을 높이고 밀어내기 방식으로 무조건 물건을 많이 파는 것이 일반적인 모습이었다. 하지만 임 부사장은 이 같은 과거의 패러다임을 바꿔, 매장을 재충전의 공간으로 꾸민 뒤 고객들의 체류시간을 늘리는 방향으로 전략을 짰다.

오래 머무르고 재충전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쇼핑몰의 콘셉트를 바꾼다면 향후 재방문율 까지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임 부사장은 “여가시간이 늘어나 고객들이 교외에 나들이 나온 기분으로 들릴 수 있는 쇼핑몰을 만들면 좋겠다는 확신을 갖고 도전했다”며 “유통업에서 체류시간 확대는 어리석은 전략으로 보이지만 결국 이러한 콘셉트가 고객들에게 즐거운 추억을 남겨 장기적인 운영에도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신세계는 2011년 경기도 하남시에 대규모 부지를 확보, 뉴욕과 런던 등 전 세계 30개국의 선진쇼핑몰의 벤치마킹을 통해서 스타필드 하남을 탄생시키게 됐다.

◆스타필드의 남은 숙제, 교통난‧지역상생 등 난점 해결

대형쇼핑몰이 지역 상권에 자리를 잡게 되면 잡음은 늘 뒤따르는 문제다. 스타필드 하남 역시 다양한 문제를 지적당하며 안착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초기에는 교통난이 주요 지적 사례였다. 서울에서 하남 미사대로를 통한 스타필드의 접근은 교통정체 현상과 부정확한 내비게이션 때문에 방문객이 분통을 터뜨리기 일쑤였다.

임 부사장은 “그랜드 오픈기간의 교통난으로 인해 주변지역 주민과 고객들에게 불편을 초래한 점에 대해서는 제일 아쉽게 생각하는 부분이다”며 “국내에 없던 새로운 스타일의 쇼핑몰을 개발하다 보니 몇 가지 문제가 생겼지만 지금은 잘 해결돼 주말에도 전혀 교통정체가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특히 이 같은 문제를 예상하고 스타필드 하남은 초기부터 주차장 확보에 심혈을 기울였다. 전국 최대 규모의 6200대 동시 주차 공간 구축을 비롯해 주차장내 주차유도시스템을 설치하고 시인성이 높은 사인을 곳곳에 배치했다.

또 스타필드 하남의 접근성 개선을 위한 작업도 현재 진행형이다. 강남과 잠실, 남양주 등에는 광역버스 노선을 신설했고 추가 노선 증설을 위해서도 지자체와 꾸준히 협의 중이다. 2020년에는 지하철 5호선의 연장을 통해 교통량 분산효과도 기대하고 있었다.

지역상권 침해라는 민감한 문제에 관해서는 초기부터 상생협의를 통해 이해관계를 충분히 조절했다고 임 부사장은 설명했다.

그는 “스타필드 하남은 지역상생과 관련해서는 모범적인 사례로 꼽힌다”며 “하남의 공무원과 지역구 의원을 비롯해 재래시장 상인, 신세계 관계자까지 모두 머리를 맞대고 협의를 거쳐 결국 중소상인들과 자율 상생협약을 이끌어 냈다”고 주장했다.

스타필드 하남은 상생합의서를 체결하면서 △중소상인 자녀 우선채용 △전통시장 내 장난감도서관 설치 △중소상인을 위한 서비스교육 △중소상인으로부터 필요물품 구매 △전통시장 배송용 차량 지원 △지역 맛집과 연계 마케팅 등 지역 상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내용들을 고민했다.

아울러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청년고용과 관련해서도 중소기업진흥공단과 협업해 스타필드 하남 내 스타트업 스페이스를 구성했다.

◆전국으로 뻗어가는 스타필드…궁극은 쇼핑 테마파크

스타필드 하남은 스타필드 시리즈의 시작에 불과했다. 교외 복합쇼핑몰을 표방한 스타필드는 하남을 시작으로 전국 곳곳에 퍼져나갈 계획이다.

우선 가장 가까운 시점에 선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지점은 스타필드 고양이다. 스타필드 고양은 경기도 고양의 삼송지구에 위치한다.

임 부사장은 “스타필드 고양은 내년 상반기 쯤 생각하고 있는데 아직 정확한 시기는 결정된 것이 없다”며 “콘셉은 기본적으로 하남에 있는 것이 발전시켜서 들어간다는 형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스타필드 고양의 상권을 살펴보면 은평 뉴타운과 서대문구 주민을 흡수할 수 있다”며 “마포구민은 신설 자유로에서 원흥-강매도로를 타고 오면 15분 내 도착할 수 있다”고 입지를 설명했다.

특히 복합쇼핑몰의 건립을 추진했던 부천점은 인천의 지자체와 다양한 이해관계가 맞물려 어려움이 산적했다. 각 지자체 별 주민들의 요구가 다르다보니 신세계의 입장에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빠진 것. 하지만 임 부사장은 이러한 문제점에 관해 인내심을 가지고 대화로 풀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또 임 부사장은 수도권 인근뿐만 아니라 지방에도 스타필드 시리즈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현재 창원에도 부지를 확보, 향후 남해권 마창진(마산, 창원, 진해) 110만 상권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다양한 콘텐츠를 확보한 스타필드인 만큼 외국인 및 외부고객의 유입을 위해 추가 인프라 확대도 고민해야 될 부분이다.

주변 숙박시설 및 호텔건립 가능성에 관한 기자의 질문에 임 부사장은 “비지니스가 가능한 부분이라면 당연히 추가할 수도 있다”며 “하지만 아직 스타필드 하남이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고객과의 소통을 통해 필요성을 좀 더 살펴 봐야한다”고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스타필드의 확장과 더불어 최종적인 지향점에 관해서 임 부사장은 ‘테마파크’라고 답했다.

임 부사장은 “스타필드 하남의 경쟁상대는 일반적인 유통시설이 아니라 놀이동산이나 야구장과 같은 테마파크다”라며 “쇼핑뿐만 아니라 다양한 여가활동을 즐기며 휴식까지 즐길 수 있는 신개념 테마파크를 구상한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스타필드 하남은 아직 완성된 모습이 아니다”며 “부족한 점은 계속 발전시켜 나갈 것이고 향후 고객들이 새로운 경험을 통해 행복을 느끼게 하는 것이 신세계가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표다”고 덧붙였다.

■학력 △성균관대 정치외교학, 동 대학원 경영학 석사 △강원대학교 부동산학 박사 ■경력 △신세계 경영지원실 기획담당 개발팀 과장 △신세계 경영지원실 기획담당 개발2팀 부장 △신세계그룹 경영전략실 개발팀장 상무 △신세계프라퍼티 부사장보(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