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통위원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 2.8% 높다"
2016-11-01 17:52
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내부에서 한은이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높게 잡았다는 의견이 나왔다.
1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10월 금통위 의사록을 보면 한 금융위원은 지난 13일 회의에서 "대내외 여건을 감안할 때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높아 보인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앞서 한은은 지난달 13일 내년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대비 2.8%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위원은 "여러 경제지표에 근거할 때 내년 민간소비 증가율이 당행 전망에 부합할지 우려된다"면서 "우리나라 인구 동태에 비춰 지난 10년 전부터 높은 수준을 보였어야 할 가계저축률이 근래 오르기 시작한 데다 최근 기업 구조조정 문제까지 겹치면서 민간소비의 빠른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미국의 금리인상 재개, 유럽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협상, 중국의 자금흐름 왜곡 등도 세계경제의 성장세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우리나라의 수출 물량이 예상만큼 증가하지 않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른 위원도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이 올해보다 소폭 높아지면서 우리 수출, 설비투자도 호전될 것으로 전망했는데 전제치를 보면 미국을 제외하면 선진국 전체적으로 성장률이 낮아 산유국 등 신흥국이 성장을 견인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내년 수출이 예상에 못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설비투자가 금년에는 감소한 만큼 내년에는 증가할 것으로 생각되지만 IT부문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고려할 때 최근 일부 전자업체의 휴대폰 생산 차질에 따른 부정적 영향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우리 경제 성장을 이끌어온 건설투자에 대한 불확실성 요인도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금통위원은 "가계의 부채 부담이 과중하고 주택공급물량이 계속 늘어나는 상황에서는 주택건설 경기가 크지 않은 충격에도 빠르게 냉각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상업용 건물 건설이 순환주기가 짧아 여건 변화에 따라 단기간 내에 경기가 급변할 수 있고 토목건설은 정부의 SOC(사회간접자본) 관련 정책의 영향을 크게 받는 등 주택건설과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주택시장 호조로 부동산 관련 금융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것이 금융시스템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한 위원은 "부동산금융이 늘어나게 되면 금융시스템의 부동산 경기 변동에 대한 취약성이 증대되고 금융가속기 경로를 통해 금융 및 실물경제의 경기순응성이 높아지면서 금융안정은 물론 실물경기의 안정까지 저해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부동산금융이 크게 늘어나고 실물경제의 부동산경기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통화정책 운영에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며 "물가와 주택가격의 동조성이 약화되는 가운데 금융 사이클이 실물경기 사이클보다 길어지게 되면 성장 및 물가에 대한 정확한 전망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또 다른 위원은 "우리나라의 부동산금융이 상당한 것으로 평가되는 만큼 앞으로 이러한 쏠림현상이 심화될 경우 금융중개기능이 위축될 가능성은 없는지 면밀히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