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대선] "누가 돼도 기대 이하" 신뢰도 하락에 최저 투표율 우려
2016-11-01 15:01
FBI 이메일 재수사·선거 조작 프레임에 기대감보다는 허탈감 많아
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미국 대통령 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판세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미 연방수사국(FBI)이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의 이메일 문제를 재수사하기로 하는 등 변수가 쏟아지면서 기성 정치에 실망한 민심이 사상 최저 투표율로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의 평균치를 공개하는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가 지난달 31일까지 미국 내 지지율 평균치를 조사한 결과,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의 지지율은 47.5%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45%)보다 2.5%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다수 여론조사에서 두 자릿수로 벌어졌던 지지율이 좁혀진 것은 FBI의 재수사 방침에 클린턴에 대한 신뢰도가 하락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클린턴은 대선에서 승기를 잡았다고 보고 상·하원 선거에서 다수당을 차지하는 데 집중한다는 방침이었다. 그러나 당장 대선 고지마저 놓칠 수 있다는 부담을 안게 됐다.
클린턴의 신뢰도가 추락한 데는 가족이 운영하는 자선단체 '클린턴 재단'도 빼놓을 수 없다는 분석이다. 클린턴 재단은 그동안 정부 기관과 기업들로부터 거액의 기부금을 받은 점, 클린턴 부부가 이들 기업에서 거액의 강연료를 챙긴 점 등의 의혹을 받아 왔다. 클린턴은 아직까지도 이 재단과의 연결고리를 끊겠다는 확답을 하지 않은 상태다.
트럼프를 큰 폭으로 제쳐도 유리하지 않은 상황에서 근소한 차이로 승리하면 트럼프와 공화당의 비난 수위가 더 높아져 정국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트럼프는 선거 조작 프레임을 통해 그동안 민주당을 '범죄 조직', 클린턴을 '최대 사기꾼'이라고 비난해왔다.
미국 정치주간지 더 네이션은 31일(현지시간) 보도를 통해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투표율은 53.6%로 2008년 대선(56.9%)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며 "대선 투표율이 최근 몇 년 동안 감소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이번 대선에 대한 관심도가 얼마나 반영될지 주목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