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이우환 화백 작품의 '위작설'을 무마하려 가짜 수사를 벌인 검찰 수사관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심우정 부장검사)는 자신의 직무와 상관없이 화랑 종사자를 불러 조사해 이우환 화백의 작품 위작설을 잠재우려고 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로 서울중앙지검 집행2과 소속 수사관 최모(56)씨를 구속기소했다고 31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앞서 최씨는 이우환 화백 작품 유통에 관여한 화랑주 등으로부터 위작설 확산을 막아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이후 2013년 11월 검찰 수사를 가장해 감정평가원 서양화 감정위원장을 맡은 송모씨로부터 평가원 내부 문서를 제출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최씨는 그해 6월부터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것처럼 속여 미술 관계자들을 부른 뒤 자료를 제출받거나 위협하기도 했다. 최씨는 위조 미술품 수사 전문가이지만 2013년 6월부터 지난 1월까지 전두환 추징팀 소속으로 해당 사건과 전혀 관련이 없었다. 최씨는 같은 해 12월엔 미술관 관장 송모씨도 불러 "당신 왜 헛소문을 내고 다녀"라며 위협해 위작설에 대한 진술을 포기하고, 허위로 진술서를 받아쓰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씨는 이와 함께 지인의 민사소송 해결 차원에서 수사협조요청 공문 등을 허위로 작성한 혐의(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도 받는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는 이우환 화백의 작품 4점을 위조해 15억여 원을 챙긴 혐의로 화랑 운영자 현모(66)씨 등을 올해 6∼7월 기소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