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시간 30분 연장' 주식거래량·대금 되레 감소

2016-10-27 09:23

아주경제 김부원 기자= 주식시장 정규 거래시간이 30분 늘어난 지 약 3개월이 됐지만, 유동성 증가 효과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되레 주식거래 대금과 거래량은 예전보다 감소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식시장 정규 거래시간이 30분 연장된 지난 8월 1일부터 이달 25일까지 약 3개월간 코스피 정규장의 하루 평균 거래액은 4조4610억원이다.

이는 올해 1∼7월 일평균(4조5694억원)보다 오히려 2.4% 줄어든 규모다. 코스닥 시장은 일평균 거래대금이 3조3584억원으로, 1∼7월(3조4756억원)보다 3.4% 줄었다.

거래량도 줄었다. 지난 3개월간 코스피 일평균 거래량은 3억8344만주로, 1∼7월(3억9194만주)보다 2.2% 감소했다. 코스닥 역시 지난 3개월간 하루 평균 6억5779만주가 거래돼 올 1∼7월(7억1697만주)보다 8.3% 줄었다.
 
거래시간을 연장한 이유는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와 겹치는 거래시간을 늘려 투자자의 편의를 증진하고, 국내 증시의 거래 규모를 키우는 유동성 효과를 기대했기 때문이다.

또 거래소 측은 증시 유동성이 3∼8% 증가하면서 일평균 거래대금이 적게는 2600억원, 많게는 6800억원 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었다.

거래시간이 30분 늘어나면서 수년째 박스권에 갇힌 코스피가 활기를 되찾을 것이란 기대감도 높았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현재까지는 거래시간 연장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거래 규모만 비교한다면 거래시간 연장 효과가 없는 게 사실이지만, 올 하반기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가 전반적으로 부진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다만 거래시간 연장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은 시행 전부터 나왔었다. 공원배 현대증권 연구원은 "거래시간 연장은 거래량의 제한적 수준내 확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 중국지수 연계 금융상품 운용의 효율성 확대 면에서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나 거래시간 증가만으로 거래량이 확대될 가능성은 낮다"며 "수많은 해외 사례들에서 알 수 있듯이 증시 활성화를 위한 정책 또는 긍정적 시장 여건이 수반되지 않은 채 거래제도 개편만으로는 거래량 증가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