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현대제철, 3분기 실적 호조…철강업계 ‘훈풍’ 부나

2016-10-23 15:56
중국발 구조조정 여파로 8600억·3700억대 영업익 전망

[그래픽=김효곤 기자 hyogoncap@]

아주경제 김봉철 기자 = 국내 철강업계 ‘빅2’인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중국 철강 가격 상승 등 각종 호재가 쏟아지면서 3분기에 사상 최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각각 오는 25일과 28일 나란히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증권업계의 포스코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추정치 평균)는 8679억원으로 집계됐다.

2014년 3분기 영업이익 8790억원을 달성한 이후 2년 만에 최고 실적이다. 일각에서는 9000억원을 넘을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포스코가 9000억원대 분기 영업이익을 마지막으로 기록한 것은 2013년 2분기(9030억원)였다.

현대제철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도 370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가량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권순우 SK증권 연구원은 “현대제철의 연결기준 올해 3분기 매출액은 4조86억원, 영업이익은 3704억원을 기록할 것”이라며 “별도 실적은 전방산업 호조에 따라 봉형강 부문이 양호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두 회사의 실적 개선을 이끈 요인은 무엇보다 중국 철강재 가격이 안정세를 보인 영향이 컸다. 전 세계 철강 과잉공급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중국산 철강재가 중국 정부의 감산 조치로 차츰 가격이 상승하고 있고, 그로 인해 수출가격이 인상됐기 때문이다.

중국은 올 상반기 1300만t 규모의 철강 설비를 축소했으며, 바오산강철과 우한강철이 합병을 진행하는 등 정부 주도의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원료 가격 역시 국내 기업들에게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이 석탄 설비를 강제로 폐쇄해 가격이 뛰고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 및 캐나다 광산들이 잇따라 폐광하면서 석탄가격이 급등한 영향도 작용했다.

다만 이 같은 호조세가 4분기까지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두 회사의 구조조정 노력과 제품 개발에 따른 실적 향상보다는 대외적인 영향이 컸기 때문이다.

당장 국내 철강가격의 바로미터인 중국 철강 가격이 9월 말 기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철강 구매관리지수(PMI)는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들어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철강사가 자동차, 조선 등 각 수요처들과의 협상이 지지부진하면서 그동안 제품 가격을 올리지 못한 것도 악재 중 하나로 꼽힌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늦어도 11월 전까지 열연·냉연강판 등 주력 철강제품 가격을 t당 2~5만원 올리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중국 철강사들 간의 합병이 단기적으로 국내 철강사 4분기에 실적에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워 보인다”면서 “주력 제품의 가격 인상 여부가 4분기 실적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