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강남 재건축 열기, 강북·과천 전방위 확산

2016-10-19 11:10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시세차익 노리는 투자자 대거 유입
정부의 강남권 규제대책 예고에 투자수요 인접지역 이동 예상

강남의 재건축 열기가 강북·과천으로 이동하면서 현대산업개발이 마포구 신수동에 재건축하는 ‘신촌숲아이파크’ 모델하우스엔 지난 14일부터 3일 동안 3만8000여명의 방문객이 몰렸다.[사진=현대산업개발 제공]


아주경제 강영관, 오진주 기자 =  "강남에서는 물론 부산에서도 찾아옵니다."(마포구 소재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

마포구와 성북구 일대의 재개발·재건축 매물을 주로 다루는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19일 강북의 재건축 열기를 이렇게 설명했다. 강남권(강남·서초·송파·강동) 재건축에서 시작된 부동산 시장 투자 열기가 강북으로 북상하고 있다는 게 중개업소 관계자의 전언이다.

특히 실수요자 중심이던 서울 강북지역의 재건축·재개발 시장에 여윳돈을 가진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는 게 주목된다. 정부가 강남 과열을 막기 위해 '핀셋 정책'을 내놓을 것을 예고함에 따라 부동산 자금은 강남과 인접한 주요 지역으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5일 서울 마포구 망원1구역을 재건축하는 ‘마포 한강 아이파크’는 163가구 모집에 9112명이 몰려 평균 55.9대 1이라는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강북 지역 최고 기록이다. 앞서 8월 말에는 삼성물산이 성북구 장위1구역에서 분양한 ‘래미안 장위1’이 1순위 청약에서 21대 1이라는 경쟁률을 보이기도 했다.

신촌에 위치한 B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며칠 동안 ‘신촌그랑자이’ 아파트에 프리미엄(웃돈)이 얼마 붙을 것 같냐고 묻는 사람이 하루 평균 20명 정도 다녀갔다”며 “대부분 강남에서 온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10명 중 9명이 프리미엄을 챙기려고 오는 사람들”이라며 “미등기 전매까지 요구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강북에서 진행된 재개발·재건축 아파트들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2000만원 내외다. 지난달 30일 모델하우스를 연 마포 한강 아이파크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2200만원이었다. 래미안 장위1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1540만원이었다.

강북 재건축 단지의 분양가는 역대 최고를 기록했던 강남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자이’의 평균 분양가 3.3㎡당 4290에 비하면 절반 수준이다.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어차피 지금 강남은 중도금 대출도 못 받아 진짜 돈 있는 사람들만 투자를 하게 됐다”며 “대출 받아서 투자하는 사람들 입장에선 범접할 수 없는 강남보단 강북으로 넘어오게 된다”고 설명했다.

강남권 대체 주거지로 각광받으며 '준강남'으로 불리는 과천도 상황이 비슷하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과천시의 아파트값은 작년 말 3.3㎡당 2613만 원에서 9월 현재 2994만원으로 381만원 상승했다. 3.3㎡당 상승액 기준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치다.

과천시 별양동 주공6단지 59㎡는 작년 말 평균 6억4000만원에서 현재 7억8000만원으로, 주공 9단지 89㎡는 6억3000만원에서 7억7000만원으로 각각 1억4000만 원 상승했다.

지난 7월 이주를 끝마친 주공1단지는 현재 일반분양을 준비 중이다.  주공 6단지는 이달 25일부터 이주 절차에 들어가며, 2단지는 이달 말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앞둔 상태다. 

과천주공6단지 내 A중개업소 관계자는 "과천주공 재건축 사업이 순차적으로 이뤄지면서 가격과 거래가 호전되고 있다"면서 "생활인프라가 좋고 강남 등 서울로 출퇴근도 용이한 과천이 집값부터 다시 준강남에 위치를 찾아갈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