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주택금융공사가 보금자리론 신청자격을 연말까지 제한키로 했다. 이에 따라 보금자리론을 활용해 주택을 구매하려던 수요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17일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공사는 지난 14일 보금자리론의 자격 요건을 연말까지 강화한다는 내용의 공고를 홈페이지에 올렸다.

공고 내용을 보면 주택가격이 3억원 이상이면 신청이 제한된다. 대출한도는 기존 5억원에서 1억원으로 대폭 낮아졌다. 별도 제한이 없었던 소득조건은 디딤돌 대출과 같은 부부합산 6000만원 이하로 신설됐다. 또 주택 구입 목적으로만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최근 수도권 일대 신규 아파트 분양가를 감안하면 일부 서민층을 제외하고 보금자리론 공급을 사실상 연말까지 중단하는 셈이다.

갑작스런 자격 요건 강화로 주택 수요자들이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강화되는 요건을 피해 보금자리론을 신청할 수 있는 기간은 실제 17~18일 이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또 정부가 가계부채 대책을 임기응변식으로 내놓으면서 주택수요자 피해는 물론 정책 불확실성만 높인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보금자리론은 주택금융공사가 취급하는 10∼30년 만기 장기 주택담보대출 상품으로, 정부 정책 가이드라인에 맞춰 고정금리 및 원리금 분할상환 방식으로만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장기 고정금리 대출을 고려하는 경우 대출금리가 시중은행 일반 주택담보대출이나 적격대출보다 낮아 내 집 마련을 하려는 30∼40대 가구에 인기가 높다.

따라서 보금자리론 자격 요건 강화로 대출 수요자들이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이나 적격대출, 변동금리대출 등으로 옮겨갈 수밖에 없어진 상황이다.

문제는 은행들도 8월 말 이후 가계대출 관리에 나섰기 때문에 비슷한 조건에서 보금자리론보다 최소 0.3%포인트 높은 금리를 부담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주택금융공사 측은 "정책성 주택담보대출에 대해 총량규제에 들어간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주택금융공사는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관리가 강화돼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보금자리론으로 쏠림현상이 발생하면서 연간 목표 10조원을 이미 초과했다"면서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연말까지 공급을 일정 부분 축소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 금번 공급요건 강화에도 불구하고 서민층 실수요 대출에 대해서 보금자리론 대출이 계속 이뤄질 수 있도록 세부 요건을 설정해 3억원 이하 주택, 연소득 6000만원 이하 서민의 주택구입용 자금은 현재대로 공급해 연말까지 당초계획의 160%인 16조원 규모로 보금자리론을 운영해 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