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강남, ‘선발 출장=패배’ 징크스 시원하게 날렸다

2016-10-16 17:32

[16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6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3차전 LG 트윈스 대 넥센 히어로즈 경기. 4회 말 2사 2루 때 LG 유강남이 투런 홈런을 친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아주경제 전성민 기자 =유강남(24·LG 트윈스)이 엄청난 부담을 이겨냈다. ‘유강남 징크스’를 ‘유강남 시리즈’로 바꿀 기세다.

LG는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2016 KBO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4-1로 이겼다.

시리즈 2승1패를 기록한 LG는 준플레이오프 남은 2경기 중 한 경기만 승리하면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게 된다. 두 팀은 17일 오후 6시30분 잠실구장에서 준플레이오프 4차전을 갖는다.

2011년 LG에 입단한 서울고 출신 유강남은 개인 통산 첫 번째 포스트시즌을 치르는 중이다. 포수로써 짊어져야 하는 포스트시즌의 무게감은 매우 컸다.

공교롭게도 KIA 타이거즈와의 와일드 결정전을 포함한 앞선 포스트시즌 4경기에서 LG는 유강남이 선발 포수 마스크를 쓴 2경기에서 모두 패했고, 정상호가 나오면 이겼다.

양상문 감독은 정규시즌에 허프와 호흡을 맞춰온 유강남에게 다시 한 번 선발 출전 기회 줬고, 선수는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경기 후 MVP는 유강남에게 돌아갔다.

8번 타자 포수로 선발 출장한 유강남은 1안타를 결정적인 순간 때려냈다. 0-0으로 맞선 4회 2사 2루에서 신재영의 초구 몸 쪽 138km짜리 직구를 잡아 당겨 좌측 펜스를 넘기는 2점 홈런으로 연결했다. 개인 통산 첫 번째 포스트시즌 홈런. 이 홈런으로 LG는 경기 초반 기선 제압에 성공할 수 있었다.

2016 정규시즌 100경기에서 297타석을 소화한 유강남은 8개의 홈런을 때려냈다. 유독 결정적인 순간에 나온 홈런이 많았다. 포스트시즌에서도 유강남은 기분 좋은 징크스를 이어가고 있다.

타격뿐만 아니라 경기 운영에서도 합격점을 받았다. 정규시즌에 보여준 허프와의 환상 호흡은 가을잔치에서도 이어졌다. 허프는 7이닝 5피안타 1볼넷 3탈삼진 1실점(1자책점)을 기록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제구가 좋은 허프와 함께 하는 유강남은 공격적인 리드로 넥센 타자들을 혼란스럽게 했다. 우타자를 상대로 몸 쪽 승부가 효과적이었다.

큰 경기를 치르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유강남이다. 엄청난 부담감을 이겨내고 공수에서 활약하며 징크스를 확실하게 깼다. LG의 미래가 쑥쑥 자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