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대선] '트럼프 사태' 미국 하원의장 쥐고 흔든다

2016-10-13 11:24
일부 보수파 의원들 트럼프 지지압력

 

[사진=AP=연합 ] 8일(현지시간) 미국 하원의장이 폴 라이언(가운데)이 론 존슨 상원의원과 스콧 워커 주지사와 함께 위스콘신주 월어스 카운티에서 열린 공화당 통합 선거유세에서 관중들에게 이야기를 하고 있다.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미국 공화당 서열 1위인 폴 라이언 하원의장이 곤경에 처했다.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를 지원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힌 뒤 공화당 내의 거친 반발에 직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향후 하원의장 선거에서 라이언에 대한 재신임을 거부하겠다는 발언까지 나오고 있다고 12일(이하 현지시간) CNN은 전했다. 

짐 브리덴스타인(오클라호마) 하원의원은 만약 폴 라이언이 트럼프 지원을 다시 시작하지 않으면 자신도 폴 라이언에 대한 지지를 철회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신의 트위터에 브리덴스타인은 "만약 폴 라이언이 트럼프를 지원하지 않으면, 나도 라이언을 지지하지 않겠다"는 멘션을 12일 올렸다. 

다른 보수적인 공화당 소속 의원들도 폴 라이언에 대한 비난을 퍼부었다. 아서 라이언 의장은 트럼프를 방어하지도 않을 것이며, 선거운동을 진행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브리덴스타인처럼 폴 라이언의 하원의장직을 위협하는 이들은 더욱 늘어날 수도 있다고 CNN은 내다봤다. 

지난 7일 트럼프의 음담패설 테이프가 공개되고 난 뒤 공화당은 극심한 내분에 휩싸인바 있다. 하원의장은 '지지철회'라는 강수를 두지는 않았지만, 지난 10일 하원의원들과의 대화에서 자신은 더이상 트럼프를 방어하지 않을 것이며, 공화당은 상원과 하원 선거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일부 공화당 정치인들은 라이언 의장이 다시 도널드 트럼프를 지지하는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 역시 계속 해서 폴 라이언에 대한 공격적인 발언들을 내뱉고 있으며, 하원의장의 잘못된 리더십이 당의 통합을 해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라이언 측의 대변인인 애쉬리 스트롱은 "(라이언 의장은) 다음 선거에서 공화당이 의회 다수당이 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그는 언제나 동료들의 지지와 존경을 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공화당 내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것은 다음달에 하원의장 재선출을 위한 투표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공화당이 대통령 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의회 선거에서 다시 다수당이 될 경우 11월 중순에 비공개 비밀 투표를 통해 새로운 하원의장을 선출하게 되며, 이번 선거에서 하원의장이 되기위해서는 다수의 지지가 필요한 상황이다.

일부 하원의 보수주의 성향의 의원들은 공화당 지도부에 선거일자를 뒤로 미룰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들은 연말까지 예산관련 협상을 어떻게 진행하는 지를 평가한 뒤에 선거를 치러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라이언은 원래 해오던 일정 대로 선거 일정은 진행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트럼프 캠프의 선대본부장인 켈리엔 콘웨이는 12일 트럼프를 지지하는 공화당 하원의원들과 회의를 가졌으며, 이 자리에서 공화당 의원들은 트럼프가 당내 인사가 아닌 힐러리 클린턴에 더 공격을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