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전성민 기자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베테랑 박용택과 이범호. 포스트 시즌을 앞둔 두 선수의 장외 대결은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다. 서로가 너무나 달랐다.

정규시즌 4위 LG는 10일 오후 6시30분 잠실구장에서 5위 KIA와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을 갖는다. 경기를 하루 앞둔 9일 잠실구장에서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양상문 LG 감독과 류제국, 박용택, 김기태 KIA 감독과 양현종, 이범호가 팀을 대표해 나왔다.

기선 제압의 성격이 있는 미디어데이. 두 팀의 베테랑들이 나섰다.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 처음 나왔다고 밝힌 박용택은 자신감이 넘쳤다. 팀 전체에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한 마음이 강해보였다.

미디어데이 자리에서 1차전 선발로 LG는 데이비드 허프, KIA는 헥터 노에시가 예고됐다.

이에 박용택은 “LG 선수들이 헥터보다는 양현종을 더 어려워 한다”며 잘됐다는 반응을 내놨다. 이범호의 대답은 솔직담백했다. “허프 선수가 외국인 선수 중 가장 좋은 것 같다. 너무 좋은 선수다”고 말했다. 이어 이범호는 “경험을 해봤기 때문에 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 졌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이 똘똘 뭉쳐 허프를 깨보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허프는 올 시즌 KIA를 상대로 2경기에 나와 2승 무패 평균자책점 1.26으로 강점을 보였다. 14⅓이닝을 던지는 동안 9피안타 3볼넷 9탈삼진 2실점(2자책점)을 기록했다. 헥터는 LG전 4경기에 출전해 1승2패 평균자책점 4.15로 다소 부진했다. 26이닝을 던지는 동안 32피안타(1피홈런) 9볼넷 13탈삼진 12실점(12자책점)을 기록했다.

박용택의 유쾌한 자신감은 계속 됐다. 박용택은 “광주에서 했을 면 우리가 졌을 꺼다. 하지만 LG가 올 시즌 홈경기 승률이 좋다. 2002 신인 이후 처음으로 KIA와 포스트시즌 경기를 펼치는데 그 때 아주 좋은 기억이 있다. 5차전에서 멀티 홈런 포함 4타점을 올리며 MVP에 올랐다”고 공세를 펼쳤다.

LG의 2016 시즌 홈 경기 승률은 0.571로 두산(0.648), 넥센(0.611)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

이범호 역시 솔직한 답변으로 와일드카드 결정전 필승을 다짐했다. 짐을 언급했다. 이범호는 “LG전이 끝나면 광주로 못가기 때문에 반 발 티셔츠를 고척 가기 위해 챙겨왔다. 넥센을 상대로 고척에서 복수하기 위해 가겠다”고 말했다.

점수 예측에서도 차이가 났다. 1차전 몇 점 차 승부를 예측하냐는 공통질문에 박용택은 장난꾸러기 같은 미소를 보이며 두 손가락을 모두 이용해 10점 차를 예상했다. 덤덤한 표정의 이범호는 손가락 3개를 폈다.

박용택은 “이정도 포부는 있어야 와일드 카드 경기를 할 수있다”며 “KIA와 LG가 전력을 봤을 때 올 시즌 잘했다고 생각한다. 내일 팬들, 선수들 모두 다 재미있는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범호와 박용택은 서로가 달랐고, 그래서 더욱 즐거운 미디어데이가 됐다. 두 선수 모두 팀을 위해 각자의 방식으로 최선을 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