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물 빠진 쥬씨, 봄날은 갔다?

2016-10-04 00:01

[사진=아주경제 DB]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올여름, 폭발적인 인기를 끈 생과일주스 전문점 쥬씨가 가을 시작과 동시에 위기설이 대두되고 있다.

가게마다 수십 명이 줄을 서서 먹을 정도로 뜨거웠던 열기는 식었고, 여름 내내 요란스럽게 진행하던 프로모션도 자취를 감추면서 벌써 침체기에 빠진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280여개에 불과하던 쥬씨 매장은 현재 650여개로 130% 가까이 늘었다. 특히 여름 시즌에만 가맹점 150곳이 생겨나는 등 급속도로 성장했다.

쥬씨가 올여름을 마냥 행복하게 지낸 것은 아니다.

지난 6월 1ℓ라고 홍보한 대용량 주스가 실제로는 800㎖ 안팎인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일었다. 사업 초기 "식품첨가제를 넣지 않은 천연주스를 판다"고 주장했지만, MSG가 들어있다는 게 확인되며 또다시 입방아에 오르내렸다.

여름내 각종 악재에 휩싸였지만 쥬씨는 저가주스 프랜차이즈 1위를 지키며 승승장구했다. 2000원대의 저렴한 가격으로 시원한 주스 한 잔을 마음껏 마실 수 있다는 강점 덕분이었다.

하지만 여러 고비를 넘겨온 쥬씨가 정작 여름 뒤 찾아온 가을에는 특별한 대응책이 없는 상황이라 본사의 부실한 경영 관리가 다시 지적되고 있다.

쥬씨는 과일주스를 주로 판매해온 만큼 아침 저녁으로 쌀쌀한 9월부터 매출이 눈에 띄게 급감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가을·겨울 시즌을 대비한 음료가 없다는 것이다.

주스 프랜차이즈는 무더운 여름철에 매출이 집중되는 한계가 있어 비수기인 겨울철에 맞는 신메뉴 개발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가을 제철과일을 활용한 주스나 따뜻한 커피류에 중점을 둬 메뉴 공백을 최소화 하는 게 본사의 업무인 셈. 실제로 대부분의 커피 전문점과 음료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8월부터 따뜻한 음료·커피 메뉴를 내놓으며 가을 준비에 나섰다.

그러나 정작 쥬씨는 '저가주스 프랜차이즈 1위 업체'라는 수식어가 무색할 만큼 신제품이 전무하다. 회사 측은 "가을 신제품 개발이 진행 중이며, 빠른 시일 내에 따뜻한 음료 등을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라고 입장을 밝히지만, 10월초인 현재까지 가을 메뉴를 개발하고 있다는 점은 쉽게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맹점은 프랜차이즈 본사가 개발한 신메뉴를 바탕으로 매출을 내야 하는데 가을 메뉴가 없어 가맹점주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일부 가맹점에서는 이번 달 매출이 8월 대비 50% 이상 줄어들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