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베리, 휴대폰 자체 제작에서 손 뗀다

2016-09-29 11:26

[사진=블랙베리 홈페이지]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한 때 스마트폰 시장을 호령하던 블랙베리가 14년만에 휴대폰 자체 생산에서 완전히 손을 뗀다. 애플 및 삼성 등 라이벌 업체에 밀려 스마트폰 시장에서 고전하던 가운데 마침내 중대 결단을 내린 것이다.

캐나다 회사인 블랙베리는 이제 소프트웨어 개발에 집중하고 하드웨어 생산은 외부 업체에 아웃소싱을 맡기기로 했다.

블랙베리의 존 첸 CEO는 “우리는 보안 및 어플리케이션 등 소프트웨어 개발에 더 집중할 것이다. 블랙베리는 하드웨어의 자체 생산을 중단하고 파트너 기업에 맡길 것이다. 이를 통해 필요자본 부담을 줄이고 투자 수익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블랙베리의 결정을 환영했다. 간밤 증시에서 블랙베리 주가는 5% 가까이 치솟으며 주당 8.27달러까지 올랐다. 

IDC의 존 잭슨 애널리스트는 블랙베리의 이 같은 결정이 “전적으로 합리적이며 진작 이렇게 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CMC 마켓츠의 콜린 시에진스키 수석 애널리스트는 “오늘의 결정은 블렉베리 시대의 종료를 선고하는 일대 전환점”이라며 이제 블랙베리가 통신 및 안보 소프트웨어 개발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올해 초 첸 CEO는 휴대폰 사업이 적자에서 벗어날지 9월까지 지켜보겠다고 밝힌 바 있어 이번 결정은 어느 정도 예상됐었다. 현재 블랙베리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1%에도 미치지 못한다.

10년 전만 해도 블렉베리는 시가총액 830억 달러로 캐나다 최대 기업으로 군림했었다. 그러나 28일 기준으로 블랙베리의 가치는 41억 달러까지 쪼그라들었다. 직원은 한때 1만7000명이나 됐지만 이제는 5000명도 안 된다.

최근 블랙베리는 가치가 대폭 할인된 가격으로 인수 제안을 받아왔지만 주요 주주인 페어팍스 파이낸셜 홀딩스와 프라임캡 매니지먼트는 소프트웨어 개발을 통한 회사 재건이라는 첸 CEO의 비전을 믿고 인수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