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회의장 리더십에 쏠리는 눈…‘정면 돌파냐, 타협 모색이냐’
2016-09-26 19:43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정면 돌파냐, 타협 모색이냐.’ 사상 초유의 국정감사(국감) 첫날 집권여당의 무기한 단식 농성으로 궁지에 몰린 정세균 국회의장의 선택에 이목이 쏠린다.
정 의장은 26일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 처리 과정에서 불거진 ‘국회법 위반’ 논란을 일축하면서도 국감 일정을 2∼3일 연기하자고 제안했다. ‘마이웨이’와 ‘국회 정상화’ 카드의 강온양면책을 들고나온 셈이다.
특히 새누리당이 정 의장 녹취록을 고리로 사퇴 촉구에 강경 드라이브를 건 만큼, 정 의장 선택에 따라 국회 정상화 방향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정 의장 측은 오는 29일∼내달 9일까지 예정된 호주 믹타(MIKTA) 회의 참석 일정 축소도 고려 중이다.
이후 국회 대변인실은 별도의 입장 발표문을 내고 새누리당 제기한 녹취록 의혹에 대해 “여야 간 협상과 타협이 이뤄지지 않고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이 표결로 처리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된 데 대해 안타까움을 표현한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새누리당은 25일 밤부터 이날 새벽까지 이어진 심야 의원총회에서 정 의장이 ‘김재수 해임건의안’ 처리 과정에서 나눴던 정치적 거래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정 의장은 김재수 해임건의안 차수 변경에 따른 절차적 흠결 논란을 일축하면서도 국회 정상화를 위한 중재안을 내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정 의장은 입장 발표문을 낸 뒤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와 함께 회동하고 “반쪽 국감을 그냥 진행하는 것보다는 국감을 2∼3일 연기하는 것이 좋겠다”며 “국회를 정상화할 의무가 나에게 있지 않으냐”고 말했다.
새누리당이 자신의 20대 국회 첫 정기국회 개회식(9월1일) 개회사에 반발해 국회 의사일정 보이콧을 선언한 데 이어 20여일 만에 또다시 국회 파행이 현실화되자 이를 타개하기 위한 묘수 찾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정 의장은 당시 개회사에서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과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논란에 대해 각각 “참으로 부끄럽고 민망한 일” “우리 내부에서 소통이 전혀 없었다” 등의 발언으로 새누리당을 자극했다. 야권의 중점 법안인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도입의 당위성도 주장했다.
새누리당이 정 의장 사퇴를 촉구하며 국회 의사일정 보이콧에 돌입하자, 의장 사회권을 넘겨 11조원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처리한 뒤 “여당 의원들이 여러 지적을 해주셨는데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유감을 표명, 가까스로 국회 파행을 봉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