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용 경북도지사, 지진 진앙지에서 주민들과 하룻밤
2016-09-26 01:48
인터넷 괴담 불식, 불안해하는 주민들 현장에서 직접 지켜
아주경제 최주호 기자 =김관용 경북도지사가 주말을 맞아 9.12지진의 진앙지인 경주시 내남면 부지1리 마을에서 하룻밤을 묵으며 주민들의 고충과 애로사항을 직접 듣는 등 민심 챙기기에 나섰다.
이는 지진 발생 열흘이 지나도록 경주시민들이 공포와 불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24일 또다시 강진이 일어날 것이라는 괴담을 불식시키고 불안해하는 주민들을 도지사가 현장에서 직접 지키겠다는 김 지사의 결단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지사의 행보는 주말인 지난 24일 오후, 불국사 방문으로 시작됐다.
또한 국보 제31호인 첨성대를 찾아 천년고도 경주 뿐 아니라 경북과 나라를 상징하는 자랑스러운 문화재인 만큼 전문가들과 함께 훼손된 부분을 철저하게 진단하고 완벽하게 보수를 해서 후손들에게 물려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지사의 발걸음은 지진으로 길이 솟아오르고 주택 벽면이 갈라지는 등 많은 피해를 입은 내남면 비지리를 향했다.
김 지사는 할머니의 두 손을 꼭 잡으며 “너무 걱정 마세요. 지사가 앞장서서 잘 해결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김 지사는 동행한 도 간부들에게 “이곳은 경주 내에서도 특히 피해를 많이 입은 지역인 만큼 특수지역으로 봐야 한다”며 “경북도에서도 특별히 신경 써 복구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이 자리에서 김헌진(52세) 이장으로부터 오랜 주민숙원사업으로 차량교행이 어려워 불편을 겪고 있는 마을안길 확포장사업 지원 건의를 받고 흔쾌히 수락, 주민들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
이어서 김 지사는 9.12지진 진앙지인 내남면 부지1리 마을회관을 방문했다.
준비해온 라면과 김밥으로 주민들과 저녁식사를 하던 중 저녁 7시 56분쯤 2.5규모의 여진이 발생하자 주민들은 김 지사에게 계속되는 여진에 따른 불안감과 두통, 불면증 등의 ‘지진 노이로제’ 증상을 호소했다.
이에 김 지사는 경주지역에 3개 팀의 ‘지진피해 심리지원단’을 구성해 순회 상담을 실시하고 경주시정신건강증진센터, 경상북도정신건강증진센터를 통한 4개팀 70명이 심리치료를 병행하고 있다. 앞으로 시민들이 정신적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이를 더욱더 확행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한 주민은 “특별재난지역이 지정되면 지진피해액 전부를 지원해준다고 기대하는 시민들이 많다. 이에 대해 경주시에서 명확한 지원 기준을 시민들에게 홍보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주민들과의 간담회를 마무리 하면서 “지난 9. 12 지진은 대한민국 사상 처음이다. 대통령께서도 방문하시고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하는 등 중앙, 도, 경주시에서 긴급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24일 강진이 올 것이라는 괴담을 불식시키기 위해 도지사와 도간부들이 진앙지에서 하루를 숙박하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경주지역 관광활성화도 중요하다고 말하면서 10월부터는 특별마케팅 전략을 수립해 경주의 관광산업을 되살리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경주시민의 안전을 위해 과감하게 재난지역지정을 선포해주신 대통령과 한 목소리로 지원해 주신 여야 정치권과 따뜻한 성원을 보내주신 국민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자연재해인 지진을 사람의 힘으로 막을 수는 없다. 하지만 이번 지진을 계기로 경주와 시민들은 더욱 강해지고 다시 우뚝 설 것으로 믿는다”며 “천년 고도 경주의 명성이 다시 이어질 수 있도록 온 국민들이 함께 힘을 모아 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9·12 지진을 교훈 삼아 지진에 관한 모든 기준과 대응요령, 교육 등 재난대응 체계를 바로잡아나가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