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이 끌어올린 中 부동산, 규제에도 과열지속

2016-09-20 15:03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시장에 풀린 대량의 유동성으로 인해 중국 부동산 시장이 과열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각 도시들이 규제책을 내놓고 있지만 과열을 막기에는 역부족인 모습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9일 70개 도시 신규주택의 8월 평균 가격이 전월보다 1.3% 올라, 2011년 1월 이후로 5년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했다고 밝혔다고 중국신문사가 20일 전했다. 부동산 시장에 돈이 몰리면서 신규주택 가격의 상승 행진은 17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70개 도시 가운데 64개 도시의 신규 주택가격이 전월보다 올랐으며 4곳은 내리고 2곳은 전월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달대비 부동산 가격 증폭이 가장 큰 도시로는 차례대로 정저우(鄭州), 상하이(上海), 우시(無錫), 허페이(合肥), 푸저우(福州), 난징(南京), 샤먼(厦门), 베이징(北京), 스쟈좡(石家莊)과 톈진(天津) 등이 꼽혔다. 상승폭이 낮은 도시 10곳은 사오관(韶關), 우루무치(烏魯木齊), 진저우(錦州), 단둥(丹東), 다리(大理), 잔쟝(湛江), 창더(常德), 바오터우(包頭), 인촨(銀川), 쿤밍(昆明) 등이었다.

지난해 8월과 비교하면 주요 도시 신규주택 가격은 무려 9.2% 상승해 7월의 전년대비 상승 폭인 7.9%를 훌쩍 앞섰다. 전년대비로 가장 가파른 속도로 집값이 오른 곳은 푸젠(福建)성 샤먼시였다. 샤먼의 지난달 신규주택 가격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43.8% 상승했으며, 내륙 도시인 허페이도 40.3% 올랐다. 집값이 비싸기로 유명한 선전(深圳)은 지난달에만 집값이 36.8% 올랐다. 선전은 중국의 기술 중심지로 수많은 상장 기업들이 본사를 두고 있는 곳이다. 선전 시민들은 대부분 당장 집을 사고 싶어하는 젊은 사람들이지만 토지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 

상하이(上海)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상하이 시당국은 부동산 시장 과열을 우려해 토지 경매를 중단해왔지만, 오히려 공급 부족 문제가 발생하면서 가격이 급등했다. 부동산 업체들은 공급 과부족 상태에서 땅을 사들일 새로운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중국 부동산개발업체 룽촹(融創·Sunac)그룹은 레노버(롄샹, 聯想)이 보유한 부동산 프로젝트 42개를 138억 위안(약 2조3000억원)에 매입하기로 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주택가격을 밀어올린 것은 풍부한 유동성인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인민은행이 발표한 데이터에 의하면 부동산 대출이 신규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연속 2개월 50%를 초과했다. 8월 신규대출은 9487억위안이며 그중 주택 대출이 6755억위안이고 이는 전달대비 47.65% 증가한 것이었다. 

이에 각 지역은 부동산 구매제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1선도시외 현재 쑤저우(蘇州)가 지난달 12일부터, 샤먼이 지난 5일부터, 항저우가 19일부터 구매제한 정책을 실시했다. 이 밖에 허페이가 지난달 9일부터, 난징(南京)이 지난달 12일부터, 우한(武汉)이 지난 1일부터 부동산대출 제한정책을 펴고 있다. 이에 대해 이쥐(易居)연구소의 장다웨이(張大偉) 분석사는 "현재 여러 도시의 부동산억제정책은 그 강도가 낮아 시장에 대한 영향력이 미미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