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스마트홈 기기 시장 커질까? 우리보다 빨랐던 美선 '싸늘'
2016-09-18 12:38
아주경제 한준호·박정수 기자 = SK텔레콤이 음성인식 스마트홈 기기 '누구(NUGU)'를 선보이면서 국내 스마트홈 기기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이에 앞서 LG유플러스는 소셜 홈 로봇 개발업체 지보(Jibo)에 200만 달러(약 22억원)를 투자해 국내 스마트홈 기기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으며, KT도 관련 제품의 연내 출시를 준비 중이다.
이처럼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이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주목 받으면서 국내 업체 간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 스마트홈 기기 시장이지만, 미국에선 스마트홈 기기의 저조한 판매로 업체들이 고전하고 있다. 지난 2014년 아마존이 출시한 음성인식 스마트홈 기기 '아마존 에코'의 총판매 대수는 100만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IT업체 관계자는 18일 "우리보다 2년 앞서 관련 시장이 형성된 미국에서도 스마트홈 기기가 정착하지 못해 시장이 둔화세를 보이고 있어 국내 업체들은 이를 참고해 보다 완벽한 기능을 갖춘 제품 출시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조사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가 영국에서 실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2%가 "앞으로 2~5년간 스마트홈 기기를 구입할 계획이 없으며 지출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영국 경제지 이코노미스트는 "전 세계 소비자들이 스마트홈 관련 기기와 서비스에 지출한 금액은 600억 달러(약 67조원)로 가전 구입을 위해 지출된 총액의 극히 일부만을 차지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홈 기기 판매가 저조한 이유에 대해 "스마트홈 기기는 재미는 있으나 없어도 전혀 생활에 불편함이 없고, 스마트폰 기능의 고도화로 소비자들의 기술 요구 수준이 높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LG유플러스는 200만 달러를 투자한 지보를 활용한 스마트홈 기기 출시를 계획하고 있지만, 지보의 소셜 홈 로봇 개발이 지연되면서 출시시기도 아직 알 수 없는 상황이다.
KT는 인공지능 스피커인 '기가 지니'를 연내에 선보일 계획이다. '기가 지니'는 사용자가 기기와 대화를 주고받으며 정보를 확인하거나, 집 안 각종 전자기기를 제어할 수 있으며, 700만곡 이상 음원 서비스가 가능하다.
향후 이통3사를 중심으로 국내 스마트홈 기기 활성화가 예상되고는 있지만, IoT 전문가는 "아마존이나 구글 등 글로벌 IT공룡들이 고전하고 있듯이 스마트홈 시장의 비즈니스 모델은 여전히 명확하지 않는 상황"이라며 "스마트홈의 개념은 가전을 통해 각 가정 내에서 사업을 펼치는 것인 만큼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가장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