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미국 홀대? 中 외교부 "美 언론보도, 허술" 비난

2016-09-06 10:32
사소한 오해, 미국 언론이 '외교적 결례'로 만들어..."전문성없는 허술한 보도"

 지난 3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중국 항저우 샤오산 국제공항에 도착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레드카펫도 깔리지 않은 비상용 계단으로 내려오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외교부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중국을 찾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의도적으로 홀대한 것 아니냐는 미국 언론 보도에 "전문성이 없는 허술한 보도"라고 일침을 가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5일 이 같은 입장을 밝히며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 대한 중국의 외교 결례 논란은 양국 관리자 간 작은 오해를 두고 미국 언론이 억측하고 확대 해석해 일으킨 것"이라고 못 박았다고 6일 보도했다. 또, 이러한 미국 언론의 보도행태는 사람들에게 서방언론이 오만하고 이기적이라는 인상만 남겼다고 강조했다. 

화 대변인은 "전날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중국 방문으로 큰 성과를 거뒀고 공항에서 발생한 오해를 과장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며 "중국은 중-미 관계를 매우 중시하고 있으며 중국과 미국 관계자 모두 이번 방문을 위해 최선을 다했고 세심하게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방문국 각각의 절차와 경호방식을 최대한 존중하고 각국 취재진에도 최대한의 편의와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노력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또, "회의 주최측인 의장국과 마찬가지로 방문국 대표단도 현지의 절차와 방식을 최대한 존중하는 것이 상식이며 기본 예절"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지난 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다수 언론은 오바마 대통령이 항저우 샤오산(蕭山) 공항에서 레드카펫을 밟지도 못하고 비상계단을 이용해 전용기에서 내렸다며 입국부터 중국의 홀대를 받았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하지만 환구시보가 설명한 실상은 이렇다. 오바마 대통령 입국 전날 미국 경호실 선발대가 두대의 미국 공군 C-17 수송기에 대통령 전용헬기 '머린 원'과 전용차인 '캐딜락 원'을 공수해왔다. 이처럼 특별한 입국은 G20 정상 중 미국 대통령이 유일하며 중국은 이를 존중해 허용했다.

3일 오바마 대통령이 도착했을 당시의 해프닝도 사소한 마찰이었다는 설명이다. 중국 현지 담당자는 지나치게 많은 취재진이 몰려든다고 생각했고 보안과 오바마 대통령이 이동할 수 있는 통로 확보를 위해 일부 기자의 진입을 제지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미국 백악관 담당자가 거만한 태도로 "이 비행기는 미국의 비행기고 이 분은 우리의 대통령"이라고 말했고 이에 중국 담당자도 "이곳은 중국이고 중국의 공항이다"라는 입장을 밝혔을 뿐이라는 것. 환구시보는 이를 확대 보도해 있지도 않은 '외교 결례' 논란을 일으킨 것은 중국이 아닌 미국 언론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중국 항저우 G20 정상회의는 5일 이틀 간의 일정을 모두 마치고 폐막했다. 각국 정상은 세계의 저성장 국면을 인정하고 이를 탈피하기 위해 새로운 비전과 통합, 개방, 포용성 확대 등을 위해 협력하자는 '항저우 컨센서스'를 채택했다. 경쟁적 통화가치 절하 자제, 보호무역 조치 축소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