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北베트남 '철강 요충지' 포스코VNPC를 가다
2016-09-05 12:59
공장 내부에 들어서자 각종 철강제품 가공·절단설비가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고품질 냉연제품, 포스코VST의 스테인리스제품, 그리고 포스코 본사의 도금제품, 열연제품, 전기강판 등이 고객사의 요구에 맞춰 정교하게 절단·가공되는 곳이다.
가공된 제품들은 한국 및 일본계 전기전자 기업, 자동차부품사, 건자재 제조사 등에 판매된다.
◆연 판매량 24만4000t…2013년부터 흑자 행진
지난 2009년 7월 문을 연 포스코 VNPC는 6만㎡의 대지에 6600㎡ 규모로 자리잡고 있었다.
일본 미쓰비시 계열 철강전문상사 메탈원으로부터 경영권을 인수할 당시만 해도 적자기업이었으나 인수 4년 만인 2013년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올해는 최대 120만 달러(약 13억원) 흑자를 바라보고 있다.
김영효 포스코 VNPC 법인장은 “2009년 회사를 인수했을 때만 해도 연 판매량은 1만4000t 정도로 적자였다”면서 “2013년부터 흑자로 돌아섰고 판매량은 지난해 24만4000t까지 늘었다”고 설명했다.
비결은 양질의 철강제품과 서비스, 그리고 고객사와의 밀접한 협력 관계였다.
포스코 VNPC는 LG전자, 삼성전자 등 북베트남에 생산기반을 마련한 한국의 주요 가전사는 물론 품질관리가 까다롭기로 유명한 캐논, 브라더 등 일본계 OA(사무자동화기기)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유명 제조업체들에게 가공판매를 하고 있었다.
이 가운데 하이퐁에 위치한 LG전자의 경우 세탁기, 청소기, 카오디오 등 주요제품 생산이 매년 큰 폭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포스코 VNPC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절단설비 추가 도입과 200평 규모의 공장 증축, LG전자 전담 생산-판매 대응조직을 운영하는 등 고객의 니즈에 언제든지 대응할 수 있는 체제를 갖췄다.
여기에 고객사가 많이 위치한 하노이와 하이퐁 지역에 별도 창고를 운영해 24시간 적시 납품 체계를 구축했다.
◆저렴한 인건비 등으로 글로벌 가전업체 앞다퉈 진출
베트남 북부는 최근 전자산업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포스코는 한국과 베트남 간의 공식 외교관계가 수립되기 전인 1991년 베트남에 하노이 사무소를 설립했다. 이후 1992년 4월 호치민에 최초의 합작법인 POSVINA를 시작으로 철강 및 건설, 무역, IT 사업 등에 진출해 지금까지 약 20억 달러를 투자했다.
현재 포스코그룹은 베트남에 12개 법인 및 2개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법인으로는 대표법인, 철강 6개사(생산법인 4·가공센터 2), 건설 2개사(포스코건설), 무역, 에너지, ICT 각각 1개사가 있다. 사무소는 포스코건설과 포스코A&C가 운영하고 있다. 이들 12개 법인 및 2개 사무소는 베트남 내에서 그룹사 간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시켜나가고 있다.
가장 큰 장점은 역시 저렴한 인건비를 꼽을 수 있다. 베트남은 인건비가 한국의 20% 수준인 데다 인구 9400만명 중 절반 이상이 20대인 ‘젊은 나라’다.
최근 몇 년간 중국의 인건비가 가파르게 상승하자 국내 가전업체들의 베트남 진출이 가속화됐다. 중국의 화웨이 조차 현재 공장을 짓고 있을 정도다.
포스코 관계자는 “북베트남은 생산량 확대 및 신규 진출 또한 활발해지고 있어 향후 전기도금제품(GE), 용융아연도금제품(GI) 등 제품의 수요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며 “이들 수요를 성장 발판으로 삼아 베트남 최고 철강전문 가공센터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