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전통시장과 '한몸'... 이마트, 당진어시장과 상생스토어 첫 오픈

2016-09-01 00:00
충남 당진에 당진어시장과 대형유통업체(노브랜드 전문점)가 결합된 상생스토어를 오픈
2010년 유통산업발전법 개정 이후 전통시장 1km 이내에 대형유통업체가 입점하는 첫 사례

[사진= 이마트 제공]


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이 한 건물을 사용하며 자발적 상생의 첫발을 내딛었다. 이는 관광 명소로 성장한 스페인 ‘산타마리아 시장’의 한국판 도전이기도 하다.

이마트는 31일 당진 전통시장 안에 위치한 당진어시장 2층에 상생 스토어를 오픈한다고 밝혔다.

당진 상생 스토어는 1층에는 어시장이 영업을 하고, 2층에 노브랜드 전문점이 들어서는 형태다. 전통시장 내부의 한 건물에 전통시장과 대형 유통업체가 함께 들어서는 것은 2010년 유통산업발전법이 개정된 후 첫 사례다.

이번 상생 스토어는 당진 전통시장과 이마트가 민간 차원의 자발적 합의를 통해 새로운 상생 모델을 만들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당진 어시장은 지난해 6월 현대화 작업을 통해 새 건물에 입주했으나 2층 운영 주체를 찾지 못해 난감한 처지에 놓였다.

그러던 중 전통시장 상인회는 서울 중곡제일시장과 이마트 에브리데이와의 상생 사례를 참고, 지난해 8월 이마트와 협의를 시작해 상생 스토어 입점을 최종 결정했다.

양측간의 이번 합의를 통해 이마트는 당진시에 신규 점포를, 당진어시장은 2층 공실 해결을 통한 영업활성화 이익을 얻게 됐다.

이마트는 이번 당진 상생스토어가 상생모델을 창조하는 첫 시도인만큼 그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우선 당진시 인구 중 30~40대 젊은 층이 32.1%로 높다는 점에 주목,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이들을 위해 노브랜드 상품을 중심으로 매장을 구성했다.

상품 구성 역시 전통시장의 주 품목인 신선식품은 빼고 노브랜드 가공식품과 생활용품 중심으로 950여종의 핵심상품으로 꾸몄다.

또 전통시장과 공동으로 전단과 외부 광고를 진행하고, 어시장과 노브랜드 전문점 중복 이용 고객을 위한 다양한 증정 프로모션도 진행한다.

이마트는 아울러 시장을 방문한 고객과 시장 상인을 위한 부대 시설도 확충할 계획이다.

먼저 시장 상인 자녀들은 물론, 어린 자녀를 동반한 고객이 다양한 장난감과 놀이를 즐길 수 있는 희망 장난감 도서관을 290㎡ (약 85평) 규모로 조성, 시장 안의 새로운 문화 공간으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또 50㎡ (15평) 규모의 노브랜드 카페를 열어 합리적 가격으로 휴식의 공간을 제공한다.

당진시청 역시 이번 이마트와 당진 어시장과의 새로운 상생의 첫 걸음에 최대한 힘을 보탤 계획이다.

당진시청은 현재 150대 규모의 당진전통시장 주차 시설을 증축하는 한편, 전통시장 주변 도로 포장과 비가림 시설, 간판 정비 등 시장 현대화 사업을 지원해 더 많은 모객에 도움을 준다는 방침이다.

또, 지역 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250㎡ (약 76평) 규모의 푸드코트도 조성, 고객 편의 증진은 물론 전통시장에 대한 지역 사회의 관심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이갑수 이마트 대표이사는 “당진 상생스토어는 규제 중심의 기존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협력을 통한 실질적 공존으로 전환하는 첫 걸음이다”며 “이번 당진 전통시장과의 협력을 계기로 앞으로 서로의 역량을 모아 함께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만들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