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성화 “뮤지컬 ‘킹키부츠’로 여자의 마음을 알게 됐어요”
2016-08-24 17:25
브로드웨이 ‘킹키부츠’ 관람 위해 미국까지 갔다 올 정도로 애정
여장 남자 캐릭터 소화하기 위해 킬힐 부츠까지 신어
여장 남자 캐릭터 소화하기 위해 킬힐 부츠까지 신어
아주경제 정등용 기자 =“뮤지컬 ‘킹키부츠’의 롤라라는 역할을 맡아 여자에 대해 많은 것들을 배웠어요. 그동안 왜 여성들에게 인기가 없었는지도 알게 됐죠.”
뮤지컬 ‘레미제라블’ ‘맨오브라만차’ ‘라카지’ ‘영웅’ 등에서 막강한 티켓 파워를 자랑했던 배우 정성화가 ‘킹키부츠’로 돌아왔다. 정성화는 미국 브로드웨이의 킹키부츠를 직접 보기 위해 두 차례에 걸쳐 브로드웨이에 갔다 올 정도로 이 작품에 애정을 쏟았다.
킹키부츠는 파산 위기에 빠진 구두공장을 물려받은 찰리와 아름다운 남자 롤라의 만남을 그린 작품이다. 정성화가 맡은 롤라는 세상의 편견과 억압에 맞서는 여장 남자로 킬힐 부츠(높은 굽의 구두)를 신고 종횡무진 무대를 누빈다.
정성화는 “롤라는 자기 삶에 대한 주관이 뚜렷하다. 그래서 매력있는 배역이다.”며 “롤라의 삶이 얼마나 뚜렷하냐면, 찰리에게 영향을 줄 정도다. 삶의 목적이 뚜렷하고 그 방식이 선명한 캐릭터를 만나는 것은 배우로서 좋은 일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성화가 여장 남자를 연기하는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전작 뮤지컬인 ‘라카지’에서 자자란 인물에 캐스팅됐는데, 자자는 프랑스 남부 휴양도시에서 게이 클럽 ‘라카지오폴’을 운영하는 게이다.
그는 “이번 롤라는 ‘라카지’의 자자와 캐릭터의 결이 비슷해서 처음에는 이번 작품을 하면 안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었다.”면서 “하지만 내 아내가 롤라는 젊은 여자이고, 자자는 아이를 키운 여자라고 말하더라. 내 생각에도 롤라는 자자의 젊은 시절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마지막까지 정성화는 롤라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공연을 해봐야 알겠지만 관객들이 좋아할만한 캐릭터다. 아주 오랜만에 죽지 않는 역할을 맡아 기분이 좋다.”면서 “보통 연습을 할 때 처음부터 끝까지 끊지 않고 하는데, 이번 연습은 힘든 느낌보다 즐거운 느낌이 커서 오랜만에 한 번 더 연습하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제리 미첼 연출과 팝스타 신디 로퍼의 작사·작곡으로 브로드웨이 초연부터 화제를 모았던 킹키부츠는 지난 2013년 초연 이후 토니 어워즈와 올리비에 어워즈 등 전세계 주요 시상식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하며 예술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인정받았다.
이번 공연에는 배우 이지훈, 김호영, 정성화, 강홍석, 김지우, 고창석, 심재현, 신의정 등이 출연한다.
공연은 9월2일부터 11월13일까지 서울 용산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