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IT 세계시장을 노린다

2016-08-24 13:05
모바일 시장 경쟁력 실리콘밸리 이미 추월
내수의 성공 넘어 글로벌 브랜드 육성 주력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최근 글로벌 차량공유 서비스 기업인 우버마저 중국 시장에서 백기를 들었다. 이에 지난 몇년간 급성장한 중국의 IT 산업에 대한 관심이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전문가들을 비롯한 서구 언론들은 그동안 중국의 IT 시장은 이제 해외기업들의 대륙 진출에서 국내기업들의 해외진출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미국의 주요 일간지인 뉴욕타임스(NYT)가 이달 초 "모바일 기술의 첨단을 달리고 있는 곳은 실리콘 밸리가 아니라 중국이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서, 중국의 앞선 모바일 서비스 기술을 소개한 것을 비롯 수많은 서구 언론들은 잇따라 급성장한 중국의 IT산업을 조명하고 있다.

현재 중국에서 상용화되고 있는 모바일 서비스들 중에는 페이스북, 구글 등 글로벌 IT 기업들이 아직 도입하지 않았거나 도입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는 것들이 많다. 이제 중국은 이 분야의 첨단기술이나 서비스에서 세계최고로 앞서가던 실리콘밸리를 앞질러 가고 있는 것이다. 

중국 IT, 특히 모바일 기술의 발달은 거대한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중국인터넷정보센터의 자료에 따르면 중국 인터넷 인구는 지난 6월 기준으로 7억 1000만명에 이르며, 그 중 무려 92.5%에 달하는 6억5600만명이 모바일을 통해 인터넷에 접속하고 있다. 가장 괄목한 성장을 보이는 곳은 IT 금융분야로 스마트폰을 이용한 전자결제서비스는 올해 2200조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거대 내수시장과 더불어 중국 정부의 철저한 자국기업 지원과 국외기업에 대한 검열 속에서 중국 IT 기업들은 단기간에 세계시장에서 우뚝 섰다. 중국 최대의 전자상거래기업인 알리바바와 위챗을 중심으로 한 종합모바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텐센트의 시가총액은 지난 18일 기준으로 각각 2460억달러와 2480억달러에 달하며 아시아 지역에서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중국기업들은 국외기업들과의 활발한 M&A를 통해 세계시장 진출에 더욱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딜로직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기업은 IT 분야 해외 M&A에서 45%를 차지하면서 미국기업을 제치고 최대의 투자자로 등극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모바일 분야를 넘어서 첨단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산업에서도 중국이 실리콘밸리를 추월한 날은 멀지 않았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중국기업들은 거침없는 인수합병을 통해 국외의 기술력 있는 기업들을 사들여 기술향상은 물론 시장점유율 확대까지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IT 전문매체인 벤처비트는 중국 모바일 기술과 서비스는 이제 서구의 수준을 넘어섰다고 까지 단언하고 있다. 중국의 목표는 이제 내수시장에서의 방어가 아닌 세계시장 진출로 바뀌고 있다. 기술력에서 혁신을 이뤄낸 중국 IT 기업들은 이제 글로벌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해 경영과 마케팅 분야의 혁신에 힘을 쏟고 있다. 

국내 사정도 이와 다르지 않다. 지난해 3월 한국에 상륙한 중국의 세계 최대 드론 업체 DJI는 플래그십 스토어에 이어 경기도 용인에 세계 최초로 실내 드론 비행장을 개장해 국내 드론시장의 생태계 확보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국내 드론산업이 수년째 규제에 발이 묶여 있는 사이 DJI는 한국시장을 선점해 '글로벌 브랜드'의 입지를 굳히겠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