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 농성 학생들 '총장과의 대면대화' 거부

2016-08-22 11:04
서면대화 회신 요구 지속

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 이화여대 농성 학생들이 최경희 총장의 대화 제의를 거부했다.

학생들은 22일 “총장님께서는 또 다시 일방적으로 대면 대화를 주최하겠다는 편지를 보내셨다”며 “저희는 앞서 보내드린 서면 질의에 대한 총장님의 답변을 6일째 기다리고 있고 진정성 있는 서면대화 재개를 다시 한 번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학생들은 최 총장이 또 다시 일방적으로 대면 대화를 주최하겠다는 편지를 보낸 가운데 앞서 보낸 서면 질의에 대한 답변을 6일째 기다리고 있다며 최 총장이 편지를 통해 학내의 새로운 소통 문화를 존중한다 했지만 현 상황에서 학생들은 총장이 밝힌 대화 의지의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학생들은 수차례 반복된 불통 행정으로 고통을 겪어왔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총장에 대화를 요청했고 오신다는 문자에 다 같이 기다렸으나, 당일 마주한 것은 무자비한 1600명의 경찰 병력이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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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은 불통 행정부터 폭력 진압에 이르는 초유의 사태까지,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신뢰를 잃은 총장을 향해 결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지난 10일 시위에서 나타났다며 총장이 제시하는 포럼과 아젠다, 그 어느 것도 저희는 이제 믿을 수가 없다고 했다.

학생들은 지난 21일 오후 4시경 본관에는 총장이 선출하신 교무위원님들이 찾아와 '칭찬할 때 떠나라', '얼굴을 가리고 서면 대화를 주장하는 너희가 불통이다' 라며 학생들을 꾸짖은 가운데 졸업생과 재학생들의 마음 속에서 총장에 대한 신뢰는 더욱 추락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학생들은 또 경찰의 "주동자" 색출, 학교의 징계 및 처벌, 중재위원회가 언급한 ‘손해배상과 경제적인 책임 문제’ 등 위협에 시달리며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며 총장이 일련의 사태에 대해 진정으로 사과하고, 사퇴로써 책임지는 가장 아름다운 마지막을 보여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학생들은 “보여주기 식의 대화로 학생들과 총장님의 상실된 신뢰를 메우기에는 그 간극이 너무나 커 새로운 미래가 도래할 수 있도록 용기 있는 결단을 내려달라”며 “총장 사퇴는 끝이 아닌 이화의 새로운 시작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최 총장은 21일 학생들에게 대면 대화를 제안하는 편지를 보내면서 학교가 추진하는 사업의 목적과 취지에 대해 충분히 소통하지 못한 결과라며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는 입장을 내놨다.

최 총장은 또 학생들의 열린 대화를 정례화해 대화하겠다며 학생, 교직원, 동문 대표가 참여하는 ‘함께하는이화정책포럼’을 구성할 것을 제시하고 ‘21세기 이화 교육 어젠더’를 마련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최 총장은 학생들이 제안을 수용하면 24일 ‘총장과의 열린 대화’를 마련하겠다고 했으나 농성 학생들이 사실상 거부하면서 개최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