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시브는 어디로, 평가전 전력노출' 여자배구, 이제 도쿄올림픽 로드맵이다

2016-08-17 14:01

[여자배구는 리우에서 최고의 팀워크를 보여줬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아주경제 전성민 기자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 이후 40년 만에 메달에 도전했지만 세계 여자배구의 벽은 생각보다 훨씬 높았다. 2020년 도쿄올림픽을 위해서는 장기적인 준비가 필요하다.

한국은 16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마라카낭지뉴에서 열린 리우올림픽 배구 8강전에서 네덜란드에 세트스코어 1-3으로 졌다.

8강전에서 세계랭킹 9위인 한국은 11위 네덜란드에게 고전했다. 레프트 박정아(기업은행)와 리베로 김해란(KGC 인삼공사)의 리시브가 흔들리며 준비한 세트 플레이를 하지 못했다. 김연경(페네르바체)이 27점을 올리며 고군분투를 펼쳤지만 역부족이었다.

네덜란드에게 전력을 노출한 것이 결국 패인이 됐다. 지난 5월 열린 올림픽 예선에서 네덜란드에 세트스코어 3-0으로 이긴 한국은 7월26일과 27일 네덜란드와 원정 평가전을 가졌다. 대회를 한 달도 안 남긴 상황에서 한국의 장단점을 보여줬다.  8강에서 상대는 서브리시브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 들었다.

서브 리시브는 배구 지도자들이 강조하는 기본기 중 하나다. 한국은 과거 리시브와 서브 등에서 강점을 보이며 평균 신장이 큰 유럽팀과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현재는 192cm인 김연경을 비롯해 신체 조건이 좋은 선수들을 다수 보유했지만, 기본기에서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기본기가 떨어지는 것은 실책을 범한 몇몇 선수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배구의 전반적인 문제다. 유소년 시절부터 기본기에 충실한 배구를 해야 한다. 올림픽 출전과 메달 획득에 따른 포상금을 주는 것도 좋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유소년 배구 발전을 위한 투자가 선행돼야 한다.

레프트 김연경은 브라질, 러시아, 네덜란드 등 세계 강호들과의 경기에서도 주눅 들지 않은 플레이를 펼쳤다. 센터 양효진(현대건설)이 김연경의 뒤를 이어 좋은 경기력을 선보였지만, 나머지 선수들은 아쉬움을 남겼다. 

세대교체는 2020 도쿄올림픽을 위한 과제 중 하나다. 36세의 이효희(하이패스)는 리우올림픽 예선과 본선에서 주전 세터로 좋은 활약을 펼쳤다. 이효희의 뒤를 이을 세터를 비롯해 전 포지션에서 젊은 선수들이 성장해줘야 한다.

리우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은 20세 이재영(흥국생명), 올림픽 예선에서 대표팀으로 활약했지만 최종 엔트리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한 19세 강소휘(GS칼텍스) 등 재능많은 젊은 선수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