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고에 디플레 마이너스 금리 역풍…초초한 일본은행
2016-08-17 10:00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한 지 반년이 지났다. 그러나 당초 의도했던 것과는 정반대의 현상들이 계속되고 있어 일본 금융당국은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엔화환율은 한때 1달러 당 100엔까지 무너지면서 지난 16일에는 99엔대에도 거래됐다. 물가 역시 상승이 아닌 하락세로 가고 있으며, 은행들의 대출도 늘지않았다. 마이너스로 금리가 낮춰 얻고자한 경기부양 효과가 전혀 나타나지 않는 것이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일본은행이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마이너스 금리의 배경에는 엔저를 유도하고자 하는 당국의 의도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일본은행의 의도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시장은 움직이고 있다.
원인은 글로벌경제의 불안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연초부터 중국발 경기둔화의 우려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면서 엔의 가치는 계속 올라갔다. 여기에 영국의 EU탈퇴, 미국 금리인상 연기 등이 가세하면서 외환시장에서 엔의 가격은 높아진다. 영국의 브렉시트가 결정된 지난 6월 24일에도 달러 대 엔화의 가치가 99엔까지 치솟은 바 있다.
이같은 엔고는 일본기업들의 수익 악화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주식시장 역시 마이너스 금리 적용이후 6개월간 고작 4%상승했다. 사상최고치를 연일 경신한 미국과는 다른 모습이다.
유일하게 금리는 일본은행의 예상대로 감소하고 있다. 장기금리의 지표가되는 새로운 발행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7월 초 한때 사상 최저 마이너스 0.300 %까지 떨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행 대출은 늘어나지 않고 있다. 대형 은행의 대출 잔액은 7 월 말 186 조 엔으로 3년 9개월 만에 지난해 같은달을 밑돌았다. 엔고 등으로 경기 전망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기업들의 설비투자는 예상보다 늘고있지 않다.
이처럼 마이너스 금리가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하면서 금융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의 완화정책이 한계에 이르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지적했다. 일본은행은 9월 금융정책결정 회의에서 지금까지의 완화책을 총괄적으로 검증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추가완화와 물가상승 2% 목표를 수정하는 등이 입장을 발표할 수 있지만, 그 경우에도 일본은행의 의도대로 시장이 움직일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