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의 ‘슈스케式 경선’에 與 대권잠룡들 ‘정책 행보’ 속도전?
2016-08-16 17:17
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8·9전당대회 선출 직후 공언한 ‘슈퍼스타K(슈스케)’ 방식의 대선후보 경선을 두고 여권내 잠룡들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겉으로는 슈스케 경선 방식에 대한 특별한 언급을 자제하면서도 저마다 정책 행보에 시동을 건 모습이다.
슈스케 방식은 한 케이블TV 프로그램이 실시한 신인가수 선발 오디션처럼 대선 경선 후보들이 3∼5개월에 걸쳐 토론회 등에서 정책 경쟁을 벌인 뒤 일정 시점마다 한 명씩 탈락 시키는 방식이다. 이 대표는 마지막 남은 2, 3명을 대상으로 전당대회를 열어 최종 대선 후보를 선출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면서도 이들은 슈스케의 전제 조건이 되는 정책 행보에는 이미 시동을 건 모습이다. 김 전 대표는 다음 주 사흘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 지린(吉林)성 옌지(延吉)·룽징(龍井)시와 백두산 일대를 돌며 ‘통일 비전’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그는 특히 민생 투어가 끝나는 9월 말이나 10월에 사실상 대권 도전을 공언할 것으로 보인다.
경제통인 유 의원도 ‘중부담 중복지’등 그동안 구상해온 정책을 다듬고 있다. 시유력한 여성 대권 잠룡인 나경원 의원도 전대 바로 다음날 ‘포용과 도전 모임(포도모임)’창립총회를 열고 “보수개혁”을 화두로 제시했고 광복절에는 여야 의원 10명을 이끌고 의원으로서 3년만에 독도 방문을 성사시켰다.
한편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슈스케 방식에 대한 의견이 엇갈린다. 기존에 거론되던 대권주자들 뿐만 아니라 외부의 숨은 인재 발굴에는 도움이 될 것이란 긍정론이 있는 반면, 여론조사만으로 대선 후보를 뽑는 것은 야당으로부터 혹독한 인물 검증을 받아야 하는 본선에서 ‘무리수’가 될 것이란 우려도 만만찮다.
특히 친박(친박근혜)계 중의 친박으로 불리는 이 대표가 최근 일련의 여론조사에서 줄곧 1위를 하고 있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염두에 두고 슈스케 방식을 밀어부치려는 것 아니냐며 비박계가 날선을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러자 이 대표는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해 “(슈스케식 대선 경선은) 문호를 개방하고 치열하게 경쟁한다는 것 외에 어떤 것도 정해진 게 없다”며 “내 독단으로 결정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