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저귀, 와인 그리고 여행…세계의 큰손 중국 중산층

2016-08-16 16:36
상위중산층ㆍ부유층 소비증가 연간 17% 달할 듯
국산품 보다 외제 선호 강해…중국 정부 대책 고심

[사진=아이클릭아트 ]
 

[그래픽=김효곤 기자 hyogoncap@]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중국 전자상거래의 대표주자인 알리바바 그룹은 지난 11일(이하 현지시간) 실적을 발표했다. 알리바바는 6월 말로 끝난 최근 분기 매출이 59%가량 늘어난 321억5000만 위안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이는 이는 시장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이다. 매출 증대에 가장 큰 공을 세운 것은 49%나 늘어난 타오바오와 티몰 등 온라인 전자상거래 매출이었다. CNN머니는 "알리바바의 실적은 중국 중산층의 소비위축에 대한 우려가 기우였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 상위중산층·부유층 소비증가 연간 17% 달할 듯 

향후 중국의 소비시장을 이끄는 핵심적 소비층은 상위 중산층과 부유층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2016년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상위 중산층과 부유층 가구의 수는 향후 5년간 2배나 늘어나 1억 가구에 이른다. 상위 중산층(Upper Middle Class)과 부유층은 17%에서 30%까지 비중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향후 5년간 상대적으로 저소득층인 '신흥중산층'의 소비는 연평균 3%만 늘어나지만, '상위중산층'과 부유층의 소비증가율은 연평균 17%에 달하며 경제를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따라 2020년 민간소비 가운데 이들 계층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55%를 차지한다. 

온라인 쇼핑의 비중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015년 전체 민간소비 총액의 15%를 차지하는 전자상거래는 향후 5년동안 24%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모바일 부분의 성장이 두드러지면서 온라인 쇼핑에서 모바일의 비중은 2020년에는 74% 달할 것이라고 알리바바의 연구소인 알리서치는 내다봤다. 

연령별로는 15~35세에 해당하는 젊은 세대의 소비인구가 중국 전체 소비의 45%에 달하고 있으며, 2020년에 그 비중은 53%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때문에 유행에 민감하며, 새로운 물건에 대한 욕구가 큰 젊은층의 소비동향은 앞으로 중국의 소비패턴을 크게 바꿔놓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 국외로 새는 중산층의 소비…중국 정부 대책마련 고심 

소득 수준이 높아진 중국 중산층들은 국외여행과 양질의 외국상품에 큰 괌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중국인들이 국외에서 소비한 돈은 2150억달러에 달한다고 세계관광협회(WTTC) 자료를 인용해 WSJ는 최근 보도했다. 이는 중국의 국방 예산을 웃도는 것이다.

영국 옥스포드 대학 산하 경제연구소인 옥스포드 이코노믹스는 최근 보서를 통해 향후 10년간 중국의 국외여행 인구가 86%나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여행뿐만아니라 온라인으로도 중국 소비자들은 질좋은 국외 제품을 사들이고 있다. 지난해 중국 최대의 온라인 쇼핑일인 광군절에는 호주의 슈퍼마켓에서는 분유가 품절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자국기업의 품질을 믿지 못한 중국 부모들이 국외제품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올해초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일본 내 기저귀 판매는 2012년까지 감소세였다가 2013년부터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가 감소하는 일본에서 기저귀 판매가 늘어난 것 역시 중국 소비자의 힘이다. 

중국 소비자의 취향의 변화는 와인 시장도 움직였다. 올해 상반기 호주와인협회가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에 중국 본토와 홍콩은 호주 최대 와인 수출시장으로 올라섰다. 중국의 수입량이 늘면서 호주의 지난해 와인 수출량은 2011년 이래 최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호주 와인업계 관계자는 중국 신화사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중산층이 계속 늘어 시장 잠재력이 여전히 크다"고 평가했다. 

일본을 찾는 중국 관광객들이 물건을 닥치는 대로 사들이면서 폭탄쇼핑으로 불리는 ‘바쿠가이(爆買い)'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이처럼 중산층의 돈이 국외로 몰리는 것을 중국 정부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지난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 때 발표한 올해 업무보고서에서 '혁신'을 64번이나 언급하면서 중국 기업들이 질 높은 제품을 만들어 소비자들의 요구를 만족시킬 수 있도록 강조했다. 

◆ 상아·목재 등 불법수입은 국제적 골치 

중국 중산층의 성장은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세계야생기금은 최근 중국 정부에게 향후 2년간 상아무역을 금지하도록 요청했다고 차이나데일리가 지난 15일 보도했다. 최근 중국 소비자들이 사회적 신분상승의 과시용으로 상아를 사들이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코끼리의 밀렵과 불법무역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상아뿐만 아니라 목재의 불법수입도 크게 문제가 되고 있다. 중국 중산층 사이에서 앤틱가구의 재료인 로즈우드 가구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서아프리카 지역은 최근 5년간 불법 벌목으로 몸살을 앓았다. 지난 친 벌목 탓에 일부 국가들은 목재 수출을 전면 금지하기에 이르렀다. 로즈우드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서부 아프리카에서는 최소 13억 달러에 달하는 불법적인 무역이 이뤄져왔다고 비영리 환경단체인 포레스트 트렌즈의 자료를 인용해 블룸버그는 최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