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지역 '짚라인' 늘면서 안전사고 잇따라

2016-08-11 11:40
하동군 자연휴양림 짚라인 오작동 사고로 2명 부상

지난 8일 오후 4시50분께 경남 하동군 적량면 구재봉 자연휴양림에서 강모씨(49·여)가 탄 짚라인이 도착지 50여m 앞에서 지상 100m 높이의 상공에서 멈춰 서 매달려 있다. [사진제공=경남소방본부]


아주경제 경남 정하균 기자 = 경남 하동군 자연휴양림 짚라인 오작동으로 사고가 발생하면서 시설 안전점검에 소홀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난 8일 오후 4시50분께 경남 하동군 적량면 구재봉 자연휴양림에서 강모씨(49·여)가 탄 짚라인이 도착지 50여m 앞에서 지상 100m 높이의 상공에서 멈춰 섰다.

이날 강씨는 한 시간가량 허공에 매달린 채 두려움에 떨었다.

또 강씨 뒤에 출발한 김모씨(49)도 중간 기착지를 들이받아 갈비뼈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고, 119구조대에 의래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사고가 난 해당 짚라인은 하동군이 직영하고 있으며, 와이어는 총연장 1㎞다. 출발지에서 와이어에 몸을 실어 중간 기착지에 도착한 뒤 다시 갈아타고 종착지를 향해 가는 방식이다.

경찰은 현장 조사 결과 와이어를 이어주는 도르래 일부가 파손된 것으로 밝혀졌다고 전했다.

경찰은 하동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짚라인 설치업자 등과 함께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하동경찰서 관계자는 이번 사고와 관련, "지난 10일 국과수에 합동 정밀 감식을 의뢰했다"며 "추후 감정결과가 나오는데로 담당 공무원에 대한 조사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동군청 관계자는 "시설에 대해 주기적으로 사전점검을 실시하고 있다"면서 "추후 국과수 감정을 토대로 문제점이 발생될 시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전했다.

이 보다 앞선 지난달 30일엔 거제 덕포해수욕장의 짚라인을 타고 하강하던 이용객이 해수욕객 3명과 부딪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당 짚라인은 높이 18m의 타워 2개 사이에 바다를 가로지르는 편도 400m 길이의 로프 2개를 서로 교차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이동할 수 있게 설치돼 있다. 하지만 2011년 개장 이후 안전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다.

이처럼 짚라인 안전사고가 잇따르자 경남도소방본부는 지역 내 짚라인에 대한 일제 안전점검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경남지역에선 하동군(구재봉 자연휴양림), 거제시(덕포해수욕장), 사천시(남일대해수욕장), 등 3곳에서 짚라인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인기 레포츠로 주목을 받자 각 자자체들이 짚라인 설치에 나서고 있다.

창원시는 마산합포구 저도 연륙교 일대에 해안을 연결하는 길이 240m, 높이 10∼35m의 짚라인을 설치하기로 했다.

김해시는 오는 2021년까지 신어산 자락에 조성하는 대단위 산림레포츠 시설의 부대시설로 짚라인을 도입할 예정이다.

함양군도 2018년까지 조성하는 대봉산 복합산림레포츠단지에 짚라인을 설치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짚라인은 하강 도중 이용객 간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지 못하면 뒤쪽에서 속도를 줄이지 못해 앞선 이용객을 충돌하는 경우가 잦다"면서 "현장 안전요원을 더 늘리고 이용객 대상의 사고예방 교육도 철저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