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영남 이정현·정진석 ‘환상의 투톱’, 朴정부 국정과제 순항 예고
2016-08-10 15:05
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영남지역에 지지기반을 둔 새누리당 ‘투톱’에 호남출신 이정현 대표가 선출되면서, 충청출신 정진석 원내대표와 얼마나 시너지를 낼 지 주목된다.
일단 첫 출발은 느낌이 좋다. 정 원내대표는 10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이정현 지도부의 첫 최고위원회에서 "이정현 대표와 '환상의 투톱'을 통해 국민에게 약속한 우리의 숙명적 과제를 완수하고 사명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대표를 정점으로 새로운 당 지도부는 박근혜 정부의 성공과 내년 12월 정권 재창출을 이뤄야 하는 숙명적 과제를 떠안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집권 후반기에 접어든 박근혜 정부의 노동개혁 등 4대 개혁, 규제 개혁, 창조경제 활성화 등의 국정과제 완수에도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 모두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이뤄야만 정권재창출을 할 수 있다는 공감대가 크다.
실제 이날 정 원내대표는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의 다음달 시행을 앞두고 이달 중 당정 협의회를 열겠다면서, 정부와 국회 간 '정책 가교' 역할에 적극 나설 태세다.
그는 특히 "법 개정 문제는 어려워도, 이달말 (확정될) 시행령 내용 가운데 가액기준(음식물 3만원·선물 5만원·경조사비 10만원)을 조정하는 문제는 의원들의 의견이 꼭 반영될 수 있도록 정부에 상세하고 간곡하게 의견을 전달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여기다 이정현 대표와 정진석 원내대표는 영남을 기반으로 한 보수정당에서 둘다 '비(非) 영남권' 출신이란 공통분모가 있는 만큼, 향후 투톱의 공조는 예상보다 더 단단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 사회에서 흔히 거론되는 지연이나 학연이 없는 사이지만, 대신 실무적으로 정치적 공조 경험이 많았다. 이는 그동안 계파 내홍이 컸던 새누리당에겐 오히려 장점으로 여겨질 정도다.
정 원내대표도 이날 회의에서 "이 대표와는 오랜 기간 나름대로 호흡을 맞춰온 히스토리가 있다"며 "탄탄한 공조 체제에 나설 것"이라고 밝힌 것도 이런 맥락이다.
실제 이 대표는 당직자 출신, 정 원내대표는 기자 출신으로 정치권 입문 전까지 접점이 거의 없다.
그러나 '세종시 수도 이전' 문제를 두고 대립하던 2010년 8월21일 당시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새누리당의 전신) 대표의 청와대 회동이 성사되는데 두 사람의 공조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각각 이 대통령의 정무수석이던 정 원내대표와 박 전 대표의 대변인 역할을 하던 이 대표가 물밑에서 '두 보스'를 설득한 끝에 약 1년 만에 청와대에서 이명박-박근혜 대통령이 독대한 것이다.
결국 이날 회동을 통해 '현재 권력'인 이 대통령과 '미래 권력'인 박 전 대표가 '이명박 정부의 성공과 한나라당의 정권 재창출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는데 합의, 줄곧 해빙무드를 이어가게 됐다.
이듬해 박 전 대표가 이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유럽을 방문한 것도 이 대표와 정 원내대표의 역할이 컸다는 후문이다. 두 사람은 당시 수교 50주년을 네델란드를 첫 방문지로 선택, 베아트릭스 여왕을 한국의 유력 여성 정치인(박근혜 대통령)이 예방하는 '콘티(각본을 바탕으로 필요한 모든 사항을 기록한 것)'를 짰던 것으로 알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