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신임 지도부 선출, 전대 D-데이 밝았다

2016-08-09 05:00

지난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새누리당 제4차 전당대회 수도권 합동연설회에서 당 대표·최고위원 후보들이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새누리당의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제4차 전당대회가 9일 열린다.

당 안팎에서는 이번 전대에서 계파 해소를 부르짖으며 '화합'을 끌어낼 인사를 뽑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었다. 그러나 전대 선거는 결국,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비박근혜)계 간 치열한 신경전으로 점철됐다.

◆ 새누리당 전당대회, 투표율 23% 전망

8일 새누리당에 따르면 당 대표와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대의원 투표가 진행되는 이번 전대는 오후 2시부터 서울 잠실 체육관에서 개최된다. 앞서 진행됐던 선거인단(70%) 투표 결과와 국민 여론조사(30%) 결과를 합산해 최종 당선자를 발표하는 방식이다.

지난 7일 하루 동안 진행됐던 일반 선거인단 투표는 총 20.7%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지난 2014년 서청원 의원과 김무성 전 대표가 겨뤘을 때(29.7%)보다는 낮지만, 2012년 황우여 전 대표와 이혜훈, 정우택 의원 등이 경합을 벌일 당시(14.1%)보단 높은 수치다. 대의원 투표율과 합산하면 각각 2012년에는 16.3%, 2014년에는 31.8%였다.

박명재 사무총장은 이날 혁신비상대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잠실체육관 투표율을 고려해 환산하면 총투표율은 23% 정도가 될 것"이라며, "아쉬움이 있지만, 혹서기·올림픽 기간·휴가 기간 중에도 불구하고 우리 당의 새로운 지도부 선출을 위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해 주신 선거인단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김희옥 혁신비대위원장은 이날 "전당대회의 진정한 의미는 후보자들을 포함한 전 당원들이 새누리당의 이름 아래 대화합을 이루는 것"이라며 "지금 리우에서 코리아의 이름으로 함께 선전하고 계신 우리 올림픽 국가대표 선수단처럼 하나 된 새누리당으로 함께 새로운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후보자들에게 공정한 경쟁도 덩달아 당부했다.

그러나 전대를 위한 후보자들 간 경쟁은 '화합'과는 다소 거리가 멀었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오히려 당권을 놓고 계파 간 갈등이 더욱 첨예해졌다고 분석한다. 특정 후보를 찍으라는 문자 메시지 등이 계파를 막론하고 당원들에게 전달되는 등 이른바 '오더 정치'를 경계하는 후보자들의 호소도 있었다.

◆ 비박 '단일화' 승부수, 친박 '조직력' 관건

앞서 이번 전대에 출사표를 던진 당권 주자들이 예전보다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 때문에 친박계는 핵심인사인 최경환(3선), '맏형' 서청원(8선) 의원 등을 후보자로 세우려 했었지만, 결국 이들 모두가 불출마를 선언했다. 비박계 역시 단일화로 친박계에 맞불을 놨다. 3선의 김용태 의원과 5선의 정병국 의원이 단일화 결정에 따라 경선에서 물러났다.

이로써 당 대표 경선은 친박계로 분류되는 이정현·이주영·한선교 의원과 비박계 주호영 의원 간 4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이에 따라 각 계파 간 표의 향방이 차기 대표를 결정하게 될 전망이다. 차기 지도부가 내년 12월 대선을 관리해야 하는 상황인 만큼 각 계파의 존망도 여기에 달린 상황이다.
 

지난 2014년 7월 14일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제3차 전당대회에서 당권 주자들이 손을 잡고 당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비박계는 단일화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대구·경북(TK) 지역의 지지를 앞세운 주 의원이 자신과 단일화한 수도권 후보들의 표를 얼마나 끌어오느냐가 관건이다. 전날 진행된 일반 선거인단 투표에서 경북 지역이 31.6%로 최대 투표율(1만2570명 투표)을 기록했다는 점도 눈여겨볼 지점이다. 대구 지역까지 합하면 투표율은 27.7%(1만9326명)에 달한다. 친박계 후보들의 표 분산 효과도 작용할 수 있다.

반면 친박계는 후보가 3명인 만큼 각 후보의 조직력에 승부가 달렸다. 이정현 의원은 당의 약세 지역인 호남권을 기반으로 했다는 상징성이 강점이다. '범친박계'인 이주영 의원과 '원조친박' 한선교 의원은 각각 대중적 인지도와 탈계파 이미지를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주영 후보의 경우 지지기반인 부산·경남(PK)에서 1만6589명(23.8%)이 투표했다는 점을 긍정적 신호로 보고 있다.

이 밖에 최고위원 경선도 관심사다. 당 대표와 최고위원 당선자의 비중이 어느 계파에 쏠리는지도 향후 당의 행보를 가늠케 하는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친박계인 이장우, 조원진, 함진규, 최연혜 의원과 비박의 강석호, 이은재 의원과 정문헌 전 의원, 중립의 정용기 의원까지 8명이 선출직 최고위원직 4석(여성 몫 1석)을 놓고 겨루고 있다. 청년 최고위원은 유창수 후보와 이부형 후보 간 맞대결로 판가름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