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 감독 “조국 독일 사랑하지만, 한국 응원할 것” [봉지아 리우올림픽]

2016-08-05 15:57

[울리 슈틸리케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사진=연합뉴스 제공]

아주경제 서민교 기자 = 울리 슈틸리케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독일과의 조별예선 2차전을 앞둔 한국 올림픽대표팀을 응원하겠다고 나섰다.

슈틸리케 감독은 5일(이하 한국시간) 대한축구협회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조국 독일을 사랑하지만 지금은 당연히 한국을 응원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올림픽대표팀은 이날 오전 조별예선 1차전에서 피지를 8-0으로 대파하고 첫 승을 거뒀다. C조 1위로 올라선 한국은 8강 진출을 위한 유리한 고지에 올라섰다.

한국은 독일과 같은 조에 속해 있다. 이날 독일은 멕시코와 2-2 무승부를 거둬 8강 진출이 가시밭길이 됐다. 한국은 8일 독일과 2차전을 갖는다. 한국이 독일을 이기면 8강 진출을 확정 짓는다.

올림픽대표팀에는 슈틸리케 감독이 지도한 A대표팀 소속 손흥민(토트넘), 석현준(FC포르투), 장현수(광저우) 등이 와일드카드로 뽑혀 활약하고 있다. 이 때문에 슈틸리케 감독도 이번 대회를 눈여겨보고 있는 상황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독일인. 슈틸리케 감독은 ‘한국과 독일 중 어느 팀을 응원할 것인가’에 대한 짓궂은 질문에 망설임 없이 “지금은 당연히 한국을 응원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슈틸리케 감독은 “올림픽대표팀에는 권창훈, 손흥민처럼 A대표팀에서도 뛰는 선수들이 있는데, 이 선수들이 올림픽에서 잘하는 것이 A대표팀과 내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한국 뿐 아니라 독일의 선전도 바라는 속마음을 내비쳤다. 슈틸리케 감독은 “8강에는 한국과 독일이 동반 진출했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피지전을 지켜본 소감에 대해서는 “8-0이라는 스코어뿐만 아니라 내용 면에서도 훌륭한 경기였다”라고 평가하며 “첫 골을 넣은 후 두 번째 득점까지 시간이 꽤 길었지만 초조해 하지 않고 일관된 철학과 스타일로 경기 운영을 한 것이 돋보였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또 슈틸리케 감독은 “팀이 추구하는 플레이를 했다는 점에서 결과뿐만 아니라 내용 면에서도 완벽한 승리를 거뒀다고 생각한다”며 “선수수들과 코칭스태프에게 모두 박수를 보내고 싶다”고 전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독일전을 앞둔 신태용호에 의미있는 조언을 남기기도 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현역 선수 시절 독일 대표팀에서 활약했고, 현재 독일 올림픽대표팀을 맡고 있는 흐루베시 감독과도 함께 뛰는 등 인연이 깊다.

슈틸리케 감독은 “독일 감독은 공격적인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일단 수비를 단단히 해야 할 것”이라며 “독일이 강팀이지만 한국 선수들의 기량도 훌륭하다. 독일이라는 이름 때문에 너무 겁을 먹거나 긴장하지 말고 자신 있게 경기에 임한다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라고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이어 슈틸리케 감독은 “흐루베시 감독은 유로 1980 대회 우승, 1982년 스페인 월드컵 준우승을 함께했다”며 “그는 함부르크SV 소속으로 활약했는데, 큰 체구에 뛰어난 득점 능력을 갖춘 좋은 선수였다. 스트라이커로서 공격 지향적인 면이 강했다”라고 회상했다.

신태용 감독에게 남긴 조언은 바로 ‘공격 지향적인 성향’이었다. 한국의 최대 강점은 공격력이다. 독일전은 공격 대 공격이 맞붙는 창 대 창의 경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