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과 천당 오간’ 한국, 피지전 고전했기에 더 얻은 소득들 [봉지아 리우올림픽]
2016-08-05 10:54
한국은 5일(한국시간) 브라질 사우바도르 폰치 노바 경기장에서 열린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축구 C조 1차전 피지와의 경기에서 8-0으로 이겼다. 한국 대표팀은 역대 올림픽 최다골인 5골을 넘어섰다.
대승. 최종스코어만 놓고 본다면 분명 만족스러운 결과다. 하지만 그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전반전은 피지의 계획대로 풀려 나간 경기였다. 수비에 중점을 둔 피지는 경기 속도를 늦추면서 한국을 막아냈다. 첫 경기에 대한 부담을 완전히 떨쳐 내지 못한 한국 선수들은 좀처럼 상대 수비를 뚫어내지 못했다. 피지가 잘했다 기 보다는 한국이 못한 경기였다.
전반 32분 류승우의 선제골이 나온 후에도 경기 흐름을 바뀌지 않았다. 후반 39분 문창진이 페널티킥을 놓치면서 경기 흐름은 더욱 묘해졌다. 한국은 전반전에 15개의 슈팅을 해 2개에 그친 피지를 압도했지만 효율적인 면에서 현저히 떨어졌다.
8-0으로 이겼지만, 마냥 즐거워할 수 없는 이유다. 최종평가전에서 유럽의 강호 스웨덴을 이겼던 한국은 피지와의 전반전을 되돌아보면서 다시 한 번 정신무장을 강하게 하게 됐다. 고전 후 얻은 교훈이다.
후반전 한국은 좋은 경기를 했다. 소득이 많았다. 한국팀의 강점인 개인기가 좋은 2선 공격수들은 역시 경쟁력이 있었다.
선제골을 포함한 3골 1도움에 페널티킥도 두 차례나 유도해낸 류승우는 경기 MVP를 받기에 손색이 없었다. 팀을 위한 플레이로 한국을 깊은 구렁텅이에서 구해냈다. 또 다른 2선 공격수인 문창진이 2골을 넣은 점도 긍정적이다.
와일드 카드로 대표팀에 합류한 손흥민과 석현준이 골 맛을 봤다는 것도 중요하다. 후반 24분 석현준과 손흥민은 나란히 교체 투입됐다. 연습경기에서 부상을 당한 석현준과 토트넘의 프리시즌 경기 때문에 늦게 합류한 두 선수의 컨디션을 점검하기 위한 교체였다.
경험 많은 두 선수는 좀 더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손흥민은 후반 27분 류승우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오른쪽으로 차 넣어 대회 첫 골을 기록했다.
석현준은 후반 32분과 후반 45분 2골을 뽑아냈다. 특히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코너킥을 골 에어리어 오른쪽에서 헤딩슛으로 연결한 두 번째 골은 석현준이 왜 대표팀에 필요한지를 입증했다.
분명 힘든 경기였지만 한국팀은 결국 대승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피지전에서 고전했고 그래서 더욱 많은 것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