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공포에 질려" 두테르테 유혈정치 국제적 우려커져

2016-08-04 18:32
한달정도에 400명넘게 죽어…"국제사회 적극개입 필요"

[사진=인콰이어 웹페이지]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필리핀 대통령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의 공포정치에 대한 우려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미국 방송인 CNN은 3일(이하 현지시간) "두테르테가 선거운동 당시 말했던 마약과의 전면전의 효과가 길 위에서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국제언론에 등장하는 필리핀의 사진들은 차마 보기 힘들 정도다. 마약상들로 의심되는 사람들은 손과 발이 묶여 끌려가기도 하며, 옷은 피로 물들어 있고, 입에 강력테이프가 붙여져 있는 경우도 있다. 길거리에서 살해를 당하거나 사람들로 가득찬 곳에서 죽임을 당하기도 한다.

특히 최근 온라인에서 주목을 받았던 사진은 필리핀 빈민가의 인력거꾼인 마이클 시아론의 사진이다. 시아론은 지난달 23일 길거리에서 누군가가 쏜 총에 맞아 길거리에서 숨졌다. 시아론의 시체 옆에는 옆에 ‘푸셔’(pusher·마약 밀매업자)라고 쓴 종이가 놓여져있었다. 소식을 듣고 달려온 아내 올라이레스가 시아론의 몸을 안고 슬퍼하는 장면이 담긴 사진은 두테르테의 공포정치 단면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외신들은 지적했다. 제닐린 올라이레스는 이후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내 남편은 죄가 없으며, 누구도 해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물론 이같은 공포 정치는 이미 예고된 것이기도 하다. 지난 6월 연설에서 두테르테는 "만약에 범죄자들이 싸우면 그들은 죽기살기로 싸운다. 당신은 범죄자를 죽여도 된다"면서 "경찰과 우리를 부르는 것을 주저하지 말아라. 만약 총을 가지고 있으면 본인이 직접 죽여도 된다. 내가 지지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국제사회에서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시행하는 마약과의 전쟁이 통제를 벗어났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변호사그룹 ‘FLAG(Free Legal Assistance Group)’과 휴먼라이트와치 등 대표적인 인권단체들은 현재 필리핀의 상황에 대해 국제사회가 적극적인 개입을 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필리핀 일간지인 인콰이어러에 따르면 두테르테 취임일인 6월 30일부터 8월 1일까지 한달 사이에 465명이 죽임을 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