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푸싱그룹 금융·제약은 '꿀꺽', 철강·광업 팔아 '빚' 갚고

2016-08-01 16:27
1일 해외자산 매각 선언...'부채청산, 신용등급 회복' 목적
M&A도 계속...인도 글랜드파마, 브라질 부동산업체, 포르투갈 은행 인수

[푸싱그룹]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차이나머니의 해외기업 인수합병(M&A)을 이끌고 있는 중국 최대 민간투자업체 푸싱(復星·FOSUN)그룹이 해외자산 매각 계획을 밝혀 주목된다. 푸싱그룹은 지난 2010년부터 클럽메드, 태양의 서커스 등 150억 달러 규모의 해외자산을 삼켜왔다.

제일재경일보(第一財經日報)는 량신쥔(梁信軍) 푸싱인터내셔널 최고경영자(CEO)가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내년 말까지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과 채권, 주식 등 300억~400억 위안(약 5조~6조7000억원) 규모의 해외자산을 매각할 계획이라 밝혔다고 1일 보도했다.

푸싱그룹의 해외자산 매각결정은 국제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 평가와 연관된다. 량 CEO는 "해외자산 매각으로 누적된 부채를 청산할 계획"이라며 "푸싱은 투자등급을 받을 충분한 능력이 있고 투자등급 확보는 푸싱그룹의 전략적 목표 중 하나"라고 밝혔다.

무디스는 푸싱그룹에 투자등급에서 3단계 낮은 등급을, 스탠다드 앤드 푸어스(S&P)는 2단계 아래 등급을 매긴 상태다.

문제는 부채다. 지난해 푸싱그룹의 부채는 전년 대비 67% 급증한 1150억 위안(약 19조2000억원)에 육박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푸싱그룹의 부채는 EBITDA(세전·이자지급전 순이익)의 20배로 무디스, S&P가 가장 낮은 신용등급을 매긴 중국 기업 평균 부채의 2배에 육박한다.

하지만 이번 결정이 푸싱그룹의 M&A 공세가 멈췄다는 의미는 아니다. 푸싱그룹은 최근 주목하고 있는 헬스케어, 금융, 레저 관련기업 인수는 이어가고 철강, 광업 부문 해외자산을 매각할 것이라고 제일재경일보는 내다봤다. 

실제로 푸싱인터내셔널의 자회사인 푸싱제약은 지난달 말 12억6000만 달러(약 1조5000억원)에 인도 제약회사 글랜드파마의 지분 86% 인수한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의 인도기업 인수 중 역대 최대규모다. 지난달 30일에는 브라질 부동산투자업체 리오 브라보(Rio Bravo)가 푸싱그룹의 손에 들어갔다.

중국 관영언론 신화통신의 1일 보도에 따르면 푸싱그룹은 최근 포르투갈 최대 상장은행이자 민간은행인 포르투갈상업은행(BCP)의 지분 17%를 2억 유로(약 2477억원)에 추가 매입해 총 지분율을 30%로 확대하는 계획을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