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트폴리오 사업군의 힘’ 삼성전자 2분기 IM·반도체·CE 모두 실적 개선
2016-07-28 09:54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2016년 2분기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전자·IT의 전 사업부문에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보유한 삼성전자의 ‘포트폴리오 사업 구조’가 불황속에서 저력을 발휘한 순간이었다.
모바일과 반도체, 디스플레이, 가전 등 전 사업분야에서 고부가·프리미엄 제품을 내세우며 경기에 관계없이 꾸준한 구매력을 유지하는 고객층을 집중 공략한 결과, 삼성전자는 올 2분기 16%에 달하는 영업이익률을 달성하며 선전했다.
IT모바일(IM) 부문은 갤럭시S7·S7엣지의 성공적인 판매로 2년 만에 분기 영업이익 4조원 대를 회복했으며, 가격 하락의 여파로 반도체, 특히 메모리 반도체 업계가 불황을 겪었지만 세계 1위 업체로서 지배력을 발휘하며 영업이익을 지난해 수준으로 맞추는 저력을 보여줬다. 지난해 2분기 적자를 기록했던 디스플레이 부문(DP)도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며, TV와 생활가전은 디자인과 성능을 앞세운 고급화전략이 통하며 7년여 만에 영업이익 1조원대를 기록, 회사 실적 개선을 뒷받침했다.
◆전 사업부문서 수익성 대대적 개선
사업부문별 영업이익률을 살펴보면 진가가 두드러진다. IM부문 영업이익률은 16.27%로 지난해 같은 기간 10.59%, 전분기 14.09%에 비해 각각 5.69%포인트, 2.18%포인트 상승했다. 갤럭시 S7과 S7 엣지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전분기 대비 실적이 증가했다. 특히 갤럭시 S7 제품군 중 엣지 판매 비중이 50%를 상회한 점과 모델 효율화를 통해 갤럭시 A/J 시리즈와 같은 중저가 스마트폰의 수익성이 전분기 수준을 유지한 점이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됐다.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15.14%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1.66%에 비해서는 줄었지만 전분기 13.56%에 비해서는 개선됐다. 메모리반도체가 주축이 되는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률이 22.00%를 기록했다. 가격 하락 압박속에서도 메모리와 시스템LSI 모두 견조한 실적을 달성하며 경쟁사 대비 높은 수익성을 달성했다. 특히 디스플레이 부문의 분전이 의미가 있다. 올 1분기 영업적자였으나 1분기 만에 흑자 전환해 성공했다.
◆‘한우물 판’ 애플의 부진, 삼성전자와 대비돼
반도체와 휴대전화, 디스플레이 등 전자·IT 산업의 핵심사업을 모두 갖추고 있는 삼성전자와 직접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대상 기업은 없다. 삼성전자 성장의 교과서였던 일본 전자업체들은 경쟁에서 밀리며 포트폴리오 사업을 포기하고 핵심역량, 또는 미래 신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삼성전자가 실적이 부진할 땐 애플과 같은 한 분야에 집중하는 기업들에게 밀릴 수 밖에 없다는 비관적인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이 어려울 땐 반도체가 힘을 발휘했고, 디스플레이 부문이 고전할 땐 TV 사업을 확대하는 방법으로 충격을 분산시켜왔다. 또한 이들 사업의 성장 사이클이 같은 곡선을 그릴 때, 대대적인 성장세를 유지했다.
핀란드 노키아와, 미국 모토로라 등 스마트폰과 통신에만 집중했던 글로벌 업체들이 아이폰의 공세에 밀려 시장에서 퇴출 당했을 때, 삼성전자는 포트폴리오 사업구조로 이를 버티며 애플과 양축 경쟁구조를 만들었다. 애플도 노키아와 모토로라가 경험했던 비슷한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에 앞서 2분기 실적을 발표한 애플이 주력제품 아이폰 판매 부진으로 매출과 순이익이 모두 떨어진 것도, 한 분야에 매달린 대기업은 여러 사업군을 갖춘 기업에 비해 경기 흐름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증명하고 있다”면서 “세계 1위의 사업들의 집합체인 삼성전자의 경쟁력은 여기서 발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