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에 '미소', 중국 완다그룹 유럽 최대 영화관 체인 '꿀꺽'
2016-07-13 10:43
왕젠린 완다그룹 산하 美 AMC, 유럽 Odeon & UCI 1조4000억에 인수
브렉시트에 따른 파운드화 급락 노려
브렉시트에 따른 파운드화 급락 노려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울상'을 짓고 있지만 왕젠린(王健林) 회장은 '미소'를 지었다. 파운드화 급락을 기회로 유럽 최대 영화관 체인을 손에 넣은 것이다.
중국 국무원 직속통신사 중국신문망(中國新聞網)은 완다그룹 산하의 미국 영화관 체인 AMC가 런던에 소재한 유럽 최대 영화관 체인업체 '오데온 앤 유씨아이(Odeon & UCI)'를 영국계 사모펀드 테라 피르마로부터 9억2100만 파운드(약 1조4045억원)에 인수한다고 12일 보도했다. 이로써 완다그룹의 세계 영화관 체인 시장 절대강자 부상도 예고됐다.
'오데온 앤 유씨아이'(이하 오데온)는 영국, 스페인 등 유럽 각국에 242개 영화관과 2236개의 스크린을 보유하고 있는 유럽 최대 영화관 체인이다. 오데온의 영화관 대다수가 유럽 각국의 번화가, 중심지에 위치해있다. 최근 1년간 총 매출액은 11억5600만 달러로 유럽 전체 시장의 20%를 차지했다.
애덤 애론 AMC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파운드화 급락이 이번 인수를 도왔다"면서 "지금이 유럽 최대 극장 체인을 인수할 일생일대의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지금이 영국 자산을 사야할 때"라며 "완다그룹 이후에도 영국을 찾는 기업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9억2100만 파운드의 인수가는 4억700만 파운드의 부채를 포함해 책정됐다. 거래는 주식 75%와 현금 25%로 이뤄질 예정이다. 인수가 마무리된 후에도 오데온은 런던에 남고 브랜드도 계속 유지한다. 인수는 영국 당국의 반독점 관련 심사가 진행된 후 올 4분기에 마무리될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부동산개발업체로 시작해 최근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변신에 성공한 완다그룹은 테마파크 외에 영화사업 확장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2012년 미국 극장체인 AMC 인수가 시작의 신호탄이었다. 당시 왕젠린 회장은 "2020년까지 세계 영화시장의 20%를 장악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제시했다.
이후 완다그룹은 그야말로 거침없는 먹성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호주 극장 체인 호이츠그룹을 3억4400만 달러에 사들였고 올 1월에는 미국 할리우드 영화 제작사 레전더리 엔터테인먼트를 35억 달러에 인수했다. 올 초에는 AMC가 미국 4위의 영화관 체인 카마이크를 11억 달러 인수하겠다고 선언했다. 카마이크 인수는 일부 주주들의 반대로 아직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