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 원년 본격 시동] <상> 정부, 2020년까지 VR 전문기업 50개 육성한다

2016-07-07 13:44
400억 '가상현실 전문펀드' 조성

글로벌 ICT기업들은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 정체로 인한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가상현실(VR)에 주목, VR기기와 플랫폼 선점 경쟁에 나서고 있다. 페이스북을 선두로 구글, 소니, 삼성전자가 연구개발(R&D)과 인수·합병(M&A)을 통해 초기 생태계 구축에 골몰하고 있다. VR산업은 VR기기와 이동통신 기술의 발전으로 국방과 제조 등 특화된 시장에서 B2C영역으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VR원년을 맞은 올해 국내 VR산업의 현주소를 짚어본다. [편집자주]  
 

지난해 11월 열린 창조경제박람회에 설치된 오큘러스 부스에서 삼성전자의 '기어VR'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한준호 기자)



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VR 신시장 확산에 필요한 단말기와 솔루션, 네트워크 분야에선 글로벌 경쟁력이 있으나, 플랫폼과 콘텐츠는 경쟁력이 부족하다" 

정부는 국내 VR산업 현황과 경쟁력을 이렇게 진단했다. 한류 콘텐츠는 전 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지만, 방송, 영화, 애니메이션, 테마파크 등과의 VR융합서비스는 아직 부족하고, 유통 플랫폼도 미흡해 글로벌 기업들이 한 발 앞선 것으로 분석됐다. 

미래창조과학부와 기획재정부 등 관계 부처는 7일 아직 걸음마 단계인 국내 VR산업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VR 투자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 내년까지 정부와 민간이 공동으로 총 600억원을 투입해 R&D와 콘텐츠 제작을 본격적으로 지원하고, 중소 콘텐츠 기업들을 키우기 위해 4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한다. 이를 통해 2020년까지 VR전문기업 50개를 육성한다는 목표다.

지난달 29일 경기도 분당에 위치한 SK텔레콤 중앙기술연구원에서 열린 '미래성장동력 오픈톡릴레이'에서 VR업계 관계자들은 △VR게임 제도개선 △VR체험존 구축 △정부의 VR지원 △사업간 융합 지원을 당면과제로 꼽았다.
 

(그래픽=김효곤 기자)


이러한 VR업계의 의견을 수렴한 정부는 현재 VR게임, VR테마파크 등을 중심으로 추진 중인 가상현실 프로젝트에 건축과 교육, 의료 등을 추가해 생태계 조성을 유도한다. 또 미래부를 중심으로 게임, 영화, 방송, 테마파크 등 문화 콘텐츠 장르와 스포츠, 관광 분야에 VR을 적용한 다양한 콘텐츠 제작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상암 DMC를 VR산업 육성의 거점으로 조성하고 상암 누리꿈스퀘어에 VR신생기업을 입주시켜 VR관련 촬영, 제작, 개발장비, 중계시스템 등 인프라를 제공, 콘텐츠와 R&D 결과물 등을 전시해 후속 개발을 지원한다.

이를 위해 VR 관련 전시회와 컨퍼런스, 개발자 대회 등을 아우르는 '서울 VR페스티벌'을 오는 10월에 열고 상암 DMC를 명실상부한 VR거점으로 만들기로 했다.

중소 콘텐츠기업들의 시장 진입을 촉진하기 위한 투자 생태계도 마련하기 위해 '가상현실 전문펀드'를 조성하고 VR의 안전한 이용환경과 대중화를 위한 법제도 정비, 개선에 나선다. 

이 밖에도 최대 30%까지 세금이 공제되는 신성장 R&D세액 공제 대상에 VR기술을 추가해 VR분야에 대한 기업들의 R&D를 촉진시키고, 진행과정에서 꾸준히 제기되는 VR업계의 애로사항을 지속적으로 반영해 나갈 계획이다. 

고경모 창조경제조정관은 “우리나라 경제패러다임이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한 창조경제로 진화하는 과정에서 VR과 같은 실감형콘텐츠 분야는 새로운 시장과 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성장동력 분야 간 융합 협력 촉진을 위해 '미래성장동력 오픈톡릴레이'를 이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사진=한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