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정수기 논란...생활가전 전반 위축 우려
2016-07-06 14:40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얼음정수기에서도 중금속이 검출되면서 생활가전 전반에 대한 안정성 논란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가습기살균제, 공기청정기 필터 등의 유해 물질 공포가 수그러들기도 전에 이번 사태가 터진 탓이다.
업계에서는 잇딴 유해성 논란이 생활가전 시장 전체에 위화감을 조성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면역력 약한 아기 몸에 니켈을 섭취시킨거냐", "정수기든 공기청정기든 믿을 수 있는 게 없다", "타사보다 비싼 돈 주고 렌탈했는데 배신감 느낀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
이번 논란은 얼음정수기 일부 제품에 들어가 있는 부품의 니켈 도금이 벗겨져 정수된 물과 함께 나오면서 커졌다.
통상 니켈은 정수기 부품에 사용되는 것은 물론 수도꼭지·주전자 등 다양한 제품에 쓰이는 데다 견과류와 콩류, 녹차 같은 식품으로부터도 섭취할 수 있는 성분이라는 게 코웨이의 설명이다.
다만 인체에 과도한 양이 축적될 경우 폐암 등을 유발할 수 있는 만큼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니켈 1일 섭취량을 0.5㎎으로 제한하고 있다.
코웨이는 샘플 1000여개를 대상으로 자체 검사한 결과, 이런 EPA 기준의 10분의 1∼20분의 1 수준의 니켈이 검출됐기 때문에 소비자 건강에 유해하지 않다고 해명했다.
이어 문제가 된 제품 계정은 현재 8만7000여개인데 코웨이는 97% 이상의 제품에 대해 사후서비스·교환 등의 조치를 완료한 상태라고 밝혔다.
문제는 코웨이가 니켈 등 이물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지난해 7월 인지했음에도 불구하고 고객들에게 알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논란이 된 정수기 제품을 1년 간 사용했다는 김은정(31·여)씨는 "한달 전 정수기 기사가 '얼음입자를 더 견고하게 얼리는 부품이 나왔는데 비싼 서비스지만 무료로 교체해주겠다'며 갖은 생색을 내고 갔다"고 말했다. 이어 "코웨이 고객센터는 전화도 불통이고 '이미 개선서비스 완료했다'는 문자 한 통만 달랑 왔다"고 덧붙였다.
일부에서는 코웨이를 상대로 책임을 묻겠다며 단체소송 움직임까지 일고 있다. 한 포털사이트에는 '중금속(니켈) 얼음정수기 피해자 보상촉구 카페'라는 사이트도 개설됐다.
소비자들은 니켈이 중금속인 만큼, 섭취 기준이 없다는 것이 곧 인체에 무해하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문제 제품에 대한 결함 여부와 안전성 조사에 나서기로 한 상태다.
상황이 이렇자 생활가전업계는 이번 사태가 시장을 위측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안전성 문의가 급증하고 있지만 우리 제품은 논란과 관련이 없다"면서도 "자칫 논란만 커질 경우 생활가전 전반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전했다.